고객 중심 마케팅 전략 전환의 이유

2009-07-27     정하영

“포스코 경남 거제에 사무소 신설, 현대하이스코 GM대우와 거래설”
7월 27일자 한국철강신문에 실린 기사들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일상적인 일들일 수 있지만,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철강시장의 많은 변화를 함축적으로 나타내주는 일들이다.
우선 포스코가 울산에 이어 거제 지역에 사무소를 내고 영업, 제품서비스, 수주공정을 담당하는 3명의 직원을 상주근무토록 조치했다. 그동안 주로 자동차사 등과 추진해왔던 EVI(Early Vendor Invlovement) 활동을 조선해양 부문에도 적극 확대함은 물론 고객사들에게 근접, 밀착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지난 6월 중순 대구의 스틸서비스센터들에는 현대제철과 포스코 마케팅 부문 임직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방문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그 전주에도 방문했다고 한다.

중요 고객사의 하나인 유통가공업체에 제조업체 임직원들이 방문하는 것은 과거에는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모양이다. 또 과거 방문 활동이 제조업체 중심에서 이루어졌던 일이라면 요즘에는 고객의 요구, 주문, 불편함을 주로 듣는 자리가 되는 모양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작지 않은 변화라고 생각된다. 
지난 2월말 취임한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취임 첫 근무를 포스코 사무실이 아닌 고객사 현대중공업 현장에서 시작했다. ‘시장 지향 및 고객중심 경영’의 실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후 포스코의 고객사 중심 ‘열린 경영’은 착착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마케팅 부문 일부 부서에서는 직원들의 책상 일부를 아예 없앴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 현장에서 고객과 호흡을 같이 하라는 경영진의 의도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무엇이 CEO부터 임직원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중요성을 이렇듯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그 대답은 물론 단순하다. 고객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또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관계를 밀착하지 못하면 그것은 곧바로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근원적인 이유는 종전의 독점적 공급자 지위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대표적인 시례가 바로 서두에 언급한 GM대우의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자동차용강판 공급 제의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던 철강 제조사들로서는 그야말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세계 철강시장 전체 공급량의 거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중국, 일본과의 경쟁은 국내외에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실 중국이나 일본 철강 제조업체에 비해 가격과 품질 등 객관적인 기준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실탄은 별로 없다. 따라서 기댈 것은 납기 등 서비스에서 앞서야 한다는 사실이다.
진정한 경쟁체제로의 진입, 그것이 바로 새로운 마케팅 전략, 고객 중심 마케팅을 실행하게 만든 진정한 이유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