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포스코 정준양 회장 일문일답

2009-08-07     방정환

- 멕시코 현지에서 CGL 준공식에 앞서 가졌던 정준양 회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나누었던 내용을 정리했다. 


- 멕시코CGL 준공의 의미는?
멕시코CGL은 자동차강판 전문공장으로 북미시장 공략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다. 최근 미국 자동차산업이 다소 쇠퇴했지만 동남부지역에는 생산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현대나 기아차와 같이 동남부쪽에 알라바마를 중심으로 8개 공장이 가동중이거나 앞으로 계획 중이며, CGL이 위치한 멕시코에는 알타미라시를 중심으로 5개 이상의 제조공장 위치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멕시코와 미국, 남미시장에의 근접성 때문에 고객사들에게 즉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북미와 중남미 모두를 커버할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여기에 2개의 서비스센터와 물류기지도 운영하면서 생산에서 물류, 가공을 모두 아우르는 일관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강판 소재 공급사로서 글로벌 포스코로 계속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가공센터를 우선 세운 후 냉연공장이나 도금강판공장을 설립하고 있는데, 유럽 공략도 할 것인가?
현대차와 기아차가 진출해 있기 때문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걸림돌은 너무 멀어서 어떻게 물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우선적으로는 최근 추진하고 있는 인도CGL을 중간거점으로 삼아 유럽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이후 인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물류비 절감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검토해 추진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 멕시코 철강산업의 현황은?
몇개의 국영기업이 민영화된 바 있으며, 아셀로미탈이 현지업체를 인수해 슬래브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르헨티나 기반의 Terinum사가 멕시코업체를 인수해 진출해 있으며, 멕시코 고로업체인 Ahmsa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티센크루프(TKS)와 CSC 등에서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신닛데츠나 TKS와의 기술 부분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역사와 경험면에서 뒤져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 초부터 일본과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기술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그 중에서도 자동차강판에 총력을 기울여왔으며, 10여년간 광양을 중심으로 고객개발, 기술개발 성과를 이뤄왔다. 그런 결과로 경쟁사에 비해 우월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고유기술을 확보해 왔다.
토요타는 공급자 자격을 주는 것이 엄격하기로 유명한데, 2002년부터 공략을 시작한 이후 외국공장부터 시작해 지난해 말 일본 주력공장에 납품하게 됐다. 토요타 인증 이후에 타사로부터의 관심도 더 높아졌다.
자동차강판 기술발전 방향을 보면, 강도와 연신율은 상반관계를 보이지만 이 두 가지를 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TRIP강과 TWIP강이 바로 그것이다. 그중 TWIP강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상용화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스코가 가장 먼저 상업화하게 됐다. 오는 10월에 토요타에서 제품전시회가 있는데, 처음으로 TWIP강 제품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전부분에 경쟁사에 앞섰다고 할 수 없겠지만 전략적인 부분에서 분명한 강점을 지닌고 있다.

 -  하반기 경영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시황과 관련해서는 중국이나 일본 경영자들과의 정보교환, 해외사무소 정보를 종합해 판단하면, 현재 회복세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3분기는 확실하지만, 4분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재의 회복기조가 지속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무척이나 어려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2011년까지는 긴축경제, 원가절감의 경영이 바람직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반기 경영기조는 경제회복 하에 하반기 2조원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도록 수정계획을 꾸린 바 있다. 다만 환율이 변화하는 것에 따라 계획은 수정될 수 있다.
M&A와 관련해서는 그린필드전략이 그동안의 포스코 경영기조였는데,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 브라운필드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글로벌로 도약하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 프로젝트가 그린필드이고, 현재 브라운필드로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다. 대한ST, ASC 인수를 시작으로 해서 여러가지 검토되고 있다. 자세한 사정은 밝히기 어렵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번 인수 추진 이후 다시 검토하지는 않았으며, 대우건설은 매물로 나온 데에 관심만 가졌다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

- 아셀로미탈의 스테인리스 협력 제안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데, 포스코 외에도 유럽 4개 스텐인리스 메이저 업체 중 아셀로미탈을 제외한 티센크루프, 오토쿰무, 아세리녹스  3개사에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동안 경영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탄소강 사업은 시황편차가 적고, 스테인리스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아셀로미탈이 철강주력으로 하기 위해서 스테인리스 사업을 정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이미 중국의 스테인리스 설비가 과잉수준이기 때문에 스테인리스로의 집중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3, 4분기 전망의 근거는?
(오창관 부사장)3분기 회복은 여러모로 확실한 것 같다. 글로벌 철강가격도 오르고 있다. 다만 4분기는 확실히 모르겠다. 불경기땐 고객사들이 재고를 적게 갖고 가는데, 이후에는 재고보충 수요가 많아진다. 3분기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실물경제가 뒷받침 안되면 4분기는 불안하다. 내년까지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실질적 회복은 2011년 이후로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내년 1분기는 올해에 비해서는 분명히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지난번 IR에서 하반기 가격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글로벌 철강재가격이 상승하는 분위기에서 현재에도 유효한가?
(오창관 부사장)4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떨어지는 시기이다. 가격은 멀리 내다보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데, 이 자리에서 가격조정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 신중하게 시장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달라.

- 회장 임기중 어떤 포스코로 만들고 싶은가?
'철강업계의 토요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나타낸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을 가진 인재 육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문과와 이과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 육성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예비 인재로 선정해 지원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입사 이후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방학기간 중 현장실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육성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학을 확실히 해야 한다. 글로벌 포스코는 글로벌 인재에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전략에는 지역전문가 육성이 중요하다.
또한 연구개발 투자에도 강화하고 노력할 것이다. 기존의 R&D에서 더 나아가 비즈니스화가 가능하게 하는 R&BD, 엔지니어링까지 커버해 오너십 엔지니어링이 가능하게 하는 R&BDE를 모토로 삼고 있다.


방정환기자/b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