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파동, 곧바로 다시 온다
2009-08-12 정하영
지난 6일 발표된 골드만삭스의 관련 보고서는 “상품시장은 전반적인 세계 경기와 함께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이 심각한 공급 부족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해 가파른 가격상승을 유발한다면 2008년의 ‘원자재 파동’이 재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수년간에 걸친 투자 부족으로 인한 잠재적 공급 위축이 세계 금융위기와 신용 위축 상황으로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선진화 국가들이 점점 서구 선진국들의 풍족한 소비 행태를 따라가고 있으며 이는 한정된 자원에 비해 수요를 급속히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보고서는 19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로이터/제프리 CRB 지수가 올 들어 17%가량 올랐다며 이것은 연료와 금속 가격 상승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개발도상국의 수요 확대가 가격을 높이는 주원인이며 이는 미국과 같은 산업화된 나라에도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결국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것은 중국을 필두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개도국들의 경제규모와 소비가 커지면서 엄청난 자원과 상품을 필요로 하고 있는 반면, 원자재 공급 증가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 수요 증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철강을 살펴 보더라도 2000년 조강 생산량은 26년 만에 처음으로 8억톤을 넘어섰다. 그러던 것이 2007년 13억톤을 넘어섰고 2008년에는 당초 14억톤을 돌파할 전망이었으나 세계적 경기침체로 13억톤을 유지했다.
불과 7~8년 사이에 조강 생산량은 5억톤이 증가한 것이고 이에 따라 원료인 철광석과 철스크랩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5억톤 중 약 4억톤을 용광로(고로)가, 1억톤을 전기로가 생산했다고 가정하면, 철광석은 무려 약 7억톤, 철스크랩은 적어도 1억톤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빠른 수요 증가로 인해 철광석과 철스크랩은 공급부족에 직면하게 됐고 당연히 가격은 급등했던 것이 바로 2008년까지의 일이다. 그런 논리에서 본다면 이번 세계경제 침체는, 원자재 측면에서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미 세계 경제는 다시 회복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곧바로 생산 증가로 이어질 것이며 또 다시 원자재 부족을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세계 각 국은 상당 기간 “자원 전쟁”의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 분명하며,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가 과연 얼마나 되어 있는지 사뭇 불안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10일 조선일보는 최근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자원 확보경쟁에서 ‘4전4패’ 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자금과 인력 부족을 들었다.
이렇듯 눈앞에 다가온 자원의 중요성을 앞에 두고 과연 우리는 어느 만큼의 실력을 갖추었고, 또 어떤 노력을, 어떻게 집중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심각하게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