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요에 혼돈되지 말자

2009-08-17     방정환

최근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철강유통시장에서의 가격 움직임도 본격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길고 긴 경제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희망적인 뉴스가 간혹 들려오긴 하지만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오로지 재고소진에 따른 다소 평범하지 않은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최근 만난 업계의 모 임원은 지금 상황에서 지난해 상황을 반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상반기 멈출 줄 모르고 오르던 철강재 가격은 하반기 되자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온탕과 냉탕을 한꺼번에 경험한 셈이다.

그동안 감산체제가 이어지면서 재고 소진이 중심이 되다 보니 1차 유통시장에서도 열연강판을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서서히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2, 3차 유통업체들의 사정도 그런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재고가 부족하다는 소식에 2차 유통업체들이 구매에 나서면서 유통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실수요가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현재의 가수요를 우려하고 있다.

재고가 떨어진 상황에서 가격이 올라 재고를 채우고자 구매에 나섬으로써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순환구조인 셈이다.

제조업체들도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 실수요 부진이 다시 물 위로 부상하게 되면 또다시 시장은 큰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포스코 정준양 회장도 “여러 가지 정보들을 종합해보면 3분기 회복세는 분명한데 4분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적인 철강사의 CEO조차 단기 전망을 머뭇거릴 정도로 현재는 분명 가능성과 위험성이 공존하는 시기다.

지난해처럼 가격 오름세에 편승해 가수요 행렬에 동반하기에 앞서 냉철한 시각으로 현 상황을 분석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활용해 대안을 마련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방정환기자/b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