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관심으로만 끝나서야”

2009-08-26     정하영

최근의 각 지역, 국가별 철강재 가격의 움직임을 보면 그야말로 한중일 3국 철강시장의 묘한 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무엇보다 세계 철강재 가격은 세계 경제의 장기간 호황을 바탕으로 지난해 꾸준한 상승을 계속하다 3분기를 고비로 하락 반전했으며 그 하락세는 올 3분기 들어서면서 다시 강세로 반전하는 사이클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예외적인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약 1년간의 세계 철강재 가격 약세 지속 기간에 무려 2번 정도의 상승이 나타나는 가장 탄력적인 가격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일본은 가장 하락 움직임이 늦게, 그리고 서서히 일어나면서 가격 하락폭은 가장 작았던 반면, 현재 세계 각 국의 상승 기조가 본격적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만큼 세계 가격과의 괴리 현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이것이 본격적인 회복을 저해하는 기술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접하면서 자본주의 역사와는 완전히 정반대인 3국 철강시장의 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확인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시장경제 역사는 일본이 가장 길고 중국이 가장 짧지만 철강 시장의 자유도는 그 반대로 중국이 가장 크고 일본이 가장 작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국 철강 시장의 높은 자유도가 보여주는 또 다른 측면은 바로 그들의 정보에 대한 높은 관심과 확보, 그리고 활용능력이다.
중국 최대의 철강 전문 정보매체인 마이스틸(My-steel)이 개최하는 세미나가 1년에 1~2회 정도 개최된다. 이 세미나 참가는 당연히 유료이며 우리들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세미나에 참석한다.

외국인의 경우 인당 무려 1천달러를 넘어서는 참가비를 받고 내국인의 경우도 3천위안, 대략 60만원 정도다. 하지만 그 참석자는 보통 500명을 넘어서며 어떤 경우 1천명을 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런 비싼 세미나 참가비를 내고도 참석하는 이유는 그들의 정보 획득에 대한 강력한 열의를 직접적으로 나타내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중국 철강산업에 대한 관심은 이제 최고조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관심은 있지만 그 관심 사항을 파악하고 알아내기 위한 투자에는 극히 인색한 것 같다. 다시 말해 관심이 관심 그 자체로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심지어 한국철강협회 등이 개최하는 철강 관련 세미나는 거의 무료, 기꺼해야 2~3만원정도의 참가비를 받아도 참석자는 200여명을 넘어서지 못한다. 또 참석자들도 얼굴만 보이고 자료나 얻은 다음 적당한 기회를 봐서 돌아서기 일쑤다.
세미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전문매체에 대한 구독 수준에서도 중국과 우리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의 상황 변화에 따른 발 빠른 변화의 저변에는 바로 그들의 높은 정보 획득력, 그리고 활용능력이 존재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그리고 그것은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다.

우리 철강업계도 정보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변화됐다. 하지만 “관심이 관심으로만 끝나서는” 더 이상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