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IT 접목, 다시 거듭나다

2009-09-07     정하영

우리나라 제조업은 이번 경제위기 극복에서 그 진가를 충분히 발휘했다.

IMF 등이 우리나라가 세계 각 국 중 가장 먼저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선언했으며 그것을 제조업이 이끌었다고 평가한 것이 극단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조선이 초유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1위로 우뚝 선 것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되고 있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뒤쫓아 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벌크선과 같은 일반적인 부가가치가 낮은 선종은 몰라도 LNG선이나 쇄빙선은 물론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FPSO와 같은 해양구조물 분야에서는 독보적 지위를 상당기간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번째로 전자 부문에서도 반도체는 물론 각종 부품, 제품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 각 국 공항의 TV는 이미 삼성과 LG과 점령한지 오래며 에어콘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또다시 LED 분야에서도 OLED를 내세워 선두를 치고 나가고 있다. 휴대폰도 미국 등지에서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자동차도 선전하고 있다. 세계 주요 자동차사들이 경기침체로 주춤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계속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철강 부문에서도 난공불락의 일본 도요타 자동차 시장을 뚫었는가 하면, 새로운 강종으로 각광받을 것이 분명한 TWIP강 제조 공정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그야말로 기술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희망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제조업의 선전은 그야말로 위기 극복의 선봉장 노릇을 해주고 있음은 물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그대로 입증해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모 시사주간지는 그런 우리의 우수성에 대해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거둔 유일한 나라, 영국이 300년에 걸쳐 한 일을 단 30년만에 이룩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철강 부문에서도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똑같이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로 대변되는 우리 철강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은 1970년부터였다. 우리 철강산업은 그 때부터 놀라운 성장을 거듭해 1962년 불과 13만톤이었던 조강(Crude Steel) 생산량을 2000년 4천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약 40년 동안에 수 백 배의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반면 세계 철강산업은 1974년 7억톤을 넘어선 후 무려 30년 가까이 제 자리 걸음에 그쳤다. 결국 남들이 다 고전하고 세계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우리는 성장을 거듭해온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놀라운 성장을 거듭한 우리 제조업이 최근에는 IT 기술을 접목시켜 또 한 번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심해 시추선)은 높이 16m 파도와 초속 41m 강풍에서도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위치제어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삼성LED와 자동차용 친환경 LED전조등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무인 자동시스템의 국방 로봇 시장에 참여해 2014년 44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국방로봇 시장을 노리고 있다.

철강에서도 IT 기술은 그대로 우리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스코의 PI다. PI 이후 포스코의 열연강판 납기는 세계 최단 수준인 주문후 14일 이내로 단축됐다.

이렇듯 놀라운 능력을 보유한 국내 제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접목해 또다시 거듭나고 있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제조업, 철강산업이 밝게 비춰주고 있음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