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산업이 우리와 다른 9가지

2009-09-21     정하영

재작년 이맘때쯤 철강산업을 비교적 오래 연구한 국내 모 애널리스트가 중국 철강업계를 둘러보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지는 그 내용을 ’스틸마켓’에 요약, 소개했다. 약 2년이 흐른 지금에도 당시 보고서는 여전히 중국 철강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또한 최근 마이스틸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도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인도와 더불어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 철강업계에 대한 많은 외국인 참석자들은 경이를 표했다.

현재 정부의 유동성 강화 정책 탓에 유통시장 중심으로 약간의 혼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지속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사업기회를 찾기 위한 그들의 역동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앞서 언급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10여개 유수 중국 철강사들을 견학하고 인터뷰 등을 나눈 결과를 토대로 중국 철강산업이 우리와 다른 9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즉, ▲중국 철강사들은 지역별 개성이 뚜렷하고 ▲실질 조업인력은 우리와 비슷하나 정치적인 차원에서 비조업 영역에 상당한 불요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생산설비에 대한 자동화가 기대 이상 진척돼 있다. ▲과잉 인력 해소 차원에서 ‘합리화·구조조정’이 적극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포스코에서만 볼 수 있는 고로(용광로) 설비가 중국에서는 생산 강종에 불문하고 상당수 업체에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시장 측면에서는 우리와 달리 강종을 불문하고 대기업 중심으로 무차별하게 경쟁체제가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산업의 꽃이라 불리우는 자동차용 강판사업에서는 그 발전 속도가 무척 빨리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물리적 측면에서 양쯔강은 철강산업에 있어 ‘신의 축복’이며 ▲인적자원 측면에서도 철강 관련 오피니언리더를 중심으로 중국 철강업계의 목표의식이 보다 확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도 보고서의 평가 그대로 중국 철강산업의 저력과 성장동력은 막강하다고 평가가 나왔는데, 무엇보다 시장 측면에서 최근 바오산강철 등 대형 철강사들이 고부가가치 강종을 속속 상용화하고 국제인증을 획득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길이 간다.

우리는 중국의 추격에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활로를 연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들의 추격 속도가 너무 빨라 머지않아 고부가가치 강종에서도 중국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시장에서 그들 철강업체들 간의 경쟁체제가 확산되고, 정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중일 3국 철강시장에서 가장 시장경쟁 체제가 정착된 곳이 일본이나 우리가 아니라 바로 중국이다. 또한 그것이 중국 철강산업 발전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세미나에서 절감했다.

시장 중심으로, 성장해 가는 중국 철강산업은 더욱 강력한 존재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해졌음은 물론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