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보도에 ‘부화뇌동(附和雷同)’ 해서야

2009-09-23     유재혁

4분기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 가격 협상을 둘러싸고 양국 해당 업계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한창인 모양이다.

특히 일본 철강사들과 언론들의 ‘바람 잡기’도 이번 분기 수입협상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듯하다.

이미 2~3주 전부터 일본 언론들은 국내업체들과 톤당 600달러(FOB) 수준에 거의 계약이 이뤄졌다는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지역 수출 가격 역시도 톤당 600달러 수준에 체결됐다는 기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사실임에도 가능성을 추정한 기사를 크게 보도한 것이다.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국 철강사들을 도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 일부 언론이 그런 의도성 추정 기사를 그대로 옮겨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일본 언론의 보도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협상이 진행 중이며 훨씬 낮은 수준에서 가격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일본 언론 기사를 전제하기 전에 확인만 했다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보도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1일 현재까지 주요 업체 가운데 일본 업체와 계약을 한 업체는 아직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이라고 못박았다.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 오퍼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굳이 서둘러 계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냉연도금판재류 업체 특성상 원자재인 열연강판 구매 가격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제품 판매 가격의 인상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자재 구매 협상을 서두르다 몇 십달러 비싸게 계약한다면 그야말로 이익 확보조차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의 최종 이해관계자는 국내 냉연업체들이고 결과에 따른 책임도 그들 몫이다. 따라서 일본 언론의 ‘바람잡기’에 결코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앞으로 국내 열연강판 수급여건이 크게 호전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국내 일부 언론들이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지도 않고 일본 언론 보도를 그대로 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본 철강사와 언론에 부화뇌동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음은 그야말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재혁기자/jhyou@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