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과 소재, 내일을 좌우 한다

2009-10-05     정하영

지난해 7월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비철강 부문의 매출 비중을 높이고, 원료 자급률을 50%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원 무기화 시대에 종합소재 제조업체를 지향하는 포스코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일이다.

정 회장은 올해 4월에 뉴칼레도니아를 직접 방문해 니켈 합작 사업을 챙긴데 이어 지난주에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타이타늄 슬래브 제조회사 합작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직접 체결하고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다짐하고 돌아온 바 있다. 

이렇듯 포스코가 니켈과 타이타늄은 물론 마그네슘, 망가니즈 등 소재, 특히 합금원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중요성을 갖고 있다는, 앞으로 기업의 성쇠를 좌우할만한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세계 각 국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다름 아닌 자원 확보가 그것이다. 중국의 자원 확보를 위한 잰 발걸음이 연일 보도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세계 각지에서 자원 확보를 위해 용의주도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자원 확보 경쟁이 민족주의 심화와 수요국가 간 선점경쟁 가열, 그리고 공급업체의 대형화 등으로 향후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근간에는 결국 광물 자원의 공급부족이라는 인식이 근저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의 급등, 그리고 그것이 철강재 가격에 미친 영향을 실감한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주원료뿐만 아니라 합금원소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석유 채굴과 같이 사용 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용 소재의 특성이 강화되어야 하며,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는 합금원소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중장기적으로 철강은 좀 더 많은 합금원소를 필요로 할 것이 분명하며, 이것은 STS의 경우와 같이 전체 원가에서 니켈(Ni) 합금원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차세대 강종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TWIP강의 경우는 망가니즈(Mn) 함유량이 엄청나 원가는 망가니즈에 의해 좌우될 것이 확실하다.

잘 알다시피 일반 철광석에 비해 이들 합금원소의 가격은 몇 배, 아니 수 십 배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합금원소의 부존량은 극히 작으며 또 일부 지역에 편재해 있다. 실제로 일본의 자료를 보면 2050년 이전에 고갈될 가능성이 높은 원소로 아연(Zn), 납(Pb), 니켈(Ni) 등을 꼽았고 2050년경 고갈 가능성이 있는 원소로는 몰리브데넘(Mo), 텅스텐(W), 코발트(Co) 등을 예시했다. 더욱이 집중도가 80%가 넘는 편재 원소에는 니켈, 크로뮴(Cr), 망가니즈, 몰리브데넘 등 대부분의 중요 합금원소가 포함돼 있다.

결국 이들 합금원소가 향후 철강을 포함한 소재업체의 성쇠를 좌우할 것이 분명하다. 포스코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 그리고 정부, 학계 모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