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판매만이 살길이다

2009-10-13     서의규

 국내 냉연유통시장은 언제나 중국산 수입재를 경계하고 있다. 특히, 건자재에 주로 쓰이는 아연도금강판이나 컬러강판 등은 수입산 저가재의 타깃 시장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지 못했다. 그만큼 수입산 품질의 일관성 및 클레임 처리 대응력 등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재 시장은 언젠가 형성돼지 않겠느냐는 것은 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국내 건자재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특히, 패널이나 방화문 등 기초 건자재의 표준화는 머나먼 얘기다.

실제로 패널에 쓰이는 컬러강판의 경우 두께는 10년전부터 계속 얇아져 왔다. 현재, 대부분 0.4mm~0.5mm에 맞춰져 있지만 0.4mm 미만도 종종 유통돼 왔다. 페인트나 도금 두께도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이는 패널업계가 반성할 일이기도 하지만 컬러강판 생산업계도 정품만 판매한다는 원칙에 조금이라도 예외를 두어서는 안된다. 1%의 예외는 결국 수입산 저가재에 시장을 내주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패널업계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패널 주 소재인 단열재인 스티로폼도 밀도 낮추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여기에 샘플만 난연시험성적서를 취득하고 실제 비난연패널로 시공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결국, 정품 판매를 하지 않는 업체가 전체 건전한 시장을 흐려 놓는 악순환을 지속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패널 표준화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방화문도 마찬가지다. 방화문 제조사가 방화문을 납품하게 될 경우, 각 건설사나 시공사에서는 방화문의 시험성적서를 요구하게 된다. 이 때 이미 시험성적서를 득한 방화문 제조사일 경우에도 건설사 등에서 새로운 시험성적서를 원한다거나 방화문의 사이즈 별로 시험성적서를 원하면 그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방화문용 소재인 전기아연도금강판 두께도 지켜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산이 가격을 무기로 밀고 들어오면 유통이야 되겠지만, 국산 건자재 표준화가 바로 서고 건자재 제조업체와 철강생산업체들이 그 규격에 맞는 정품만 매매한다면 크게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의규기자/ugseo@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