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스틸아이엔지 부도는 예견된 수순”

2009-10-15     심홍수

철근 가공업계, 저가 수주에 수익성 저하 ‘심각’


  지난 14일 부도 처리된 태광스틸아이엔지에 대해 철근가공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태광스틸아이엔지는 중고 형강 유통 및 철근 가공업체로 2001년 태광스틸로 설립돼 2007년 철근 가공공장을 가동하며 이듬해 태광스틸아이엔지로 상호를 변경했다.

  철근 가공업계에서는 태광스틸아이엔지 부도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거나 연쇄부도로 이어질 만큼의 회사 규모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번 부도는 실질적인 피해보다 철근 가공업계의 수익성 저하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철근 가공업계는 임가공비 하락으로 수익성에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철근 임가공비는 톤당 2만원 중반까지 하락했다. 철근 가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절단ㆍ절곡 등 철근 단순 임가공비는 톤당 2만6,000~2만7,000원(건축용 기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대비 톤당 1,000~2,000원 하락한 것이다.

  가공업계가 주장하고 있는 적정 임가공비는 톤당 3만5,000원 정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을 톤당 1만원 가까이 밑돌고 있는 것. 운임과 인건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이윤은 0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업체 간 과당경쟁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만 월 3,000톤 이상의 가공능력을 갖춘 철근 공장가공업체가 2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제강이 화성에 이어 평택에도 철근 가공공장을 가동시킬 예정이어서 업체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철근 가공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경우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철근 가공업계 수익성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낮은 임가공비와 불합리한 하도급 체계가 지속된다면 문을 닫는 공장이 더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