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수입 증가에 대비해야

2009-10-19     정하영

지난 3월초 달러당 1,6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15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최근 발표된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285원/달러에서 내년에는 평균 1,100원/달러를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됨으로써 원화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았다.

철강금속산업은 기본적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크므로 원화의 평가절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원료 구매비용 감소 등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철강의 경우 2002년부터 전철강(철강재+주철류+기타철강재+원부자재 : 원부자재에 철광석과 원료탄은 제외) 기준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됐기 때문에 원화절상은 철강업 전체로는 오히려 수익 증가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철강금속업체들은 부채 중 상당액의 외화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원화가 절상되면 장부상 외화 환산익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환율 하락에 대한 철강금속 업계의 분위기는 과거와 달리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다.

올해 상반기 모처럼 흑자로 돌아선 전철강 무역수지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수입 철강재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짐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원/달러 환율이 높았던 상반기에는 중국산 등 철강재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수출도 다소 줄었지만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해 전철강 무역수지가 예년과 달리 흑자를 기록할 정도였다. 실제로 상반기 수입은 금액기준으로 108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4.2%가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109억달러로 20.0% 줄어드는데 그쳤다.

국내 철강재 수요도 크게 줄었지만 상반기에 무려 800만톤 가까이 전년 대비 수입이 줄어듬으로써 국내 철강사들은 최소 가동률 확보 등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근본 원인이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높은 원/달러 환율로 인한 수입재의 가격경쟁력 상실 때문이었던 것으로 철강업계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수입재의 가격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게 되고 이는 가격 중심의 구매패턴을 보이는 국내 철강시장에서 수입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본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은 지난 8월 초부터 수입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철강시장은 과거와 달리 한중일 3국 철강재의 각축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수요가들은 과거와 달리 가격 위주의 구매방식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결국 국내 철강사들은 환율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 확보, 또 선제적 가격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수요가들이 가격 위주의 구매방식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강력한 수요가 관리체제(SCM)를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