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수입 증가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2009-10-28 정하영
그런데 이런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철강업계에서는 수출부문의 경쟁력 약화를 염려하고 있지만 그보다도 더 큰 불안 요인으로 수입재, 특히 중국산 철강재 수입 증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올해 수입 움직임을 보면 전년동기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상공정 확충에 따른 조강자급률 개선으로 반제품과 열연강판 등 소재성 제품의 수입수요가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그 보다도 더 큰 이유로 높은 환율 덕분에 수입재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던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월별 수입량과 환율을 보면 이러한 현상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상반기에는 대략 월간 130만톤 정도의 철강재가 수입됐다. 그러나 환율이 낮아진 6월 이후 수입량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지난 9월에는 218만톤이 수입돼 올해 처음으로 200만톤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중국산의 무차별적인 수입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산은 그동안 자국 내 재고 증가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낮은 원/달러 환율로 인해 가격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이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재고 증가가 감산이 불가피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으며, 중국 내 가격 역시 그동안 꾸준히 하락해 달러로 환산 시 열연강판 등이 400달러 대까지 낮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이 충분히 가능해졌으며 이 경우 그들의 생산능력과 재고 등을 감안할 때 폭발적인 밀어내기 식 수출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건설 등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산의 저가 유입을 오히려 상당히 반기는 움직임도 있어 그러한 가능성을 더욱 크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 얼마 전 모 국회의원이 건축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비(非)KS 철강재의 무분별한 사용실태를 고발한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대부분의 건설용 철강재 중 비KS 제품 상당수가 중국산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부적합 철강재 사용 실태를 조사했던 국토해양부가 실제 건설현장에서의 비(非)KS 제품 사용은 건축물의 안전 등과 관련 없는 부문에 그치고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결론적으로 환율 변동 등 여러 가지 여건상 중국산 등 철강재 수입 자체를 통제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최종 제품의 품질을 고려한다면 적정한 품질의 철강재가 적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정부와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일 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