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제조업체, 가격 결정의 중요성

2009-11-02     이주현

국내 철강산업은 명실상부한 국가 기간산업으로 손꼽힌다. 조선, 건설, 자동차, 기계, 가전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대부분 구조물과 제품에는 철강재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한국은 미국, 브라질,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주요 철강산업국으로 불리며, 제조사들도 다수의 세계적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2009년 매출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포스코를 세계 199위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제조사가 성장하는 것에 비해 대리점 및 유통업체들의 상황은 그에 상응하지 못한다.

최근 현대제철은 철근, H형강, 열연 등 주요 제품의 공장도 가격을 11월 1일부터 5만원 인하했다. 열연강판은 지난 9월 1일 주문분부터 74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된 이후 2개월 만에 가격이 다시 조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주요 열연SSC들은 부진한 시황을 고려해 10월 중순 이후 유통단가를 인하해왔다.

포스코산은 톤당 76만~77만원, 현대제철산은 74만~75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단가가 내려갔다고 해도 애초 기대했던 것만큼 판매는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현대제철 열연강판 기준가격이 69만원이 됨에 따라 수요자들은 유통단가의 추가 하락을 요구할 것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럴 때 일부 SSC들은 적자를 면하기 어려우며, 대리점만 힘든 상황이 연출된다.

제조사가 그동안 뒤에서 추가 할인을 해주었든 그렇지 않든 수요자 처지에서는 유통단가 인하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는 경기침체 여파로 철강경기에도 먹구름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유통가격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주현기자/l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