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 변화, 경쟁력만이 살 길이다
2009-11-09 정하영
그동안 가격 움직임을 보면, 본격 폭등세가 시작된 것이 2008년 3월이었고 정점에 도달한 것이 그해 9월이었다. 미국 발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면서 9월 이후 폭락세는 올해 3월경 바닥에 도달했다. 대략적으로 지난해 3월 이후 6개월을 주기로 강세와 하락이 이어졌고 이번 강세 국면도 역시 6개월 만에 다시 추세 전환됐다.
세계 철강시장의 가격 주기가 6개월을 기준으로 변하고 있다고 해도 별로 틀린 말이 아니게 됐다. 과거 오랜 기간 5~7년 주기가 일반론이었는데 그것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 2~3년 주기로 짧아졌다. 그런데 이것이 최근에는 6개월 주기로 더욱 탄력적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세계 철강시장의 시황 변화 주기가 짧아진 것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명이 있지만, 가장 큰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중국' 요인이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 수요국인 중국의 세계 철강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이제 거의 절대적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런 중국 철강시장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가장 탄력적인 가격 움직임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중국 철강가격은 지난해 9월 하락 반전 이후 11월에 이미 저점을 치고 상승 전환됐으며 그 상승은 불과 3개월만인 2009년 2월 고점, 4월 저점, 7월 고점, 10월 저점 이후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세계 철강시장의 가격 주기가 6개월로 단축됐다면 중국은 불과 2~3개월을 주기로 가격이 상승,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중국의 가격 움직임은 그들의 수출로 인해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상승과 하락이 각 국 철강시장의 재고 동향과 맞물리면서 가격 움직임을 선도하고 그 주기를 짧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이런 빠른 가격 움직임의 근본 원인은 바로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즉각 조정하는 그들 상행위 탓이다. 또한 중국은 가격이 폭락하거나 급등하면 이미 계약이 이루어진 경우라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가격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철강시장에서 이런 변화의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원료 협상마저 그들은 연간이 아닌 분기 이내에서 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이 그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신뢰와 계약 위주로 철강 마케팅을 영위해온 우리는 중국식의 상거래 행위를 쉽게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추세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결국 그런 추세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을 요구하고 있다. 철강재의 특성상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외하고는 결국 가격이 구매의 기준이 될 뿐이다.
더 싸게 사서, 비용 적게 들이고 만들 수 있는 방법, 그것만이 유일한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