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업 구상에 고민 중인 철강업계

2009-11-18     방정환

최근 내년 사업계획을 구상 중인 주요업체들은 시장전망을 두고 여전한 고민에 쌓여 있다.

철강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과 동부제철이 쇳물 생산에 동참하면서 철강업체들의 수요처 확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는 수요회복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비상경영체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절대강자 포스코의 입지는 탄탄하지만, 내년 고로 업체와 최근의 미니밀 사업자의 탄생은 포스코로서도 적잖은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도 철강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조선사의 중국 내 조선소가 바오산강철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내년 이후 철강재 수요의 25%를 현지에서 조달키로 했다. 이 조선소는 내년에 약 60만톤의 후판을 필요로 하는데 이 중 15만톤을 중국업체에서 조달하고, 이후 2012년에는 100만톤 중 25만톤을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까지 국내 후판 생산능력의 증강으로 자칫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사의 해외 고정 수요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 때문에 국내 후판 최대공급사인 포스코는 최근 후판 수급계획을 자세히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최근 포스코는 내년에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수요처 보전 및 신규 발굴, 원가절감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포스코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후판뿐 아니라 국내외 철강산업의 변화에 따라 수요업체의 소재 구매패턴이 변모할 가능성이 높아서 상공정 업체들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중심이 되는 품목은 열연강판이다. 하물며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열연강판 수요시장에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있다. 실제로 동부제철 준공식에 일본 언론과 업체에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 열연 3사 간의 경쟁과 열연강판 최대 수출국인 우리나라를 포기할 수 없는 일본, 막대한 생산량과 가격으로 공세를 취하는 중국 등 내년 국내 열연시장은 후한말 각지의 제후들이 세력 다툼을 벌이던 형세와 유사해 보인다. 누가 난세의 영웅이 될 것인지 벌써 흥미진진하다.

방정환기자/b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