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더욱 졸라매는 일본 고로사

2009-11-19     김상우

투자 줄이고 원가는 더 줄이고
중국 내년 일관제철소 본격조업 시작으로 수급 악화 우려
공정 개선·경비 절감 … 중국 자동차용 강판 투자는 예정대로

  일본 고로사는 현재 철강수요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더블 딥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부터는 수급악화에 따른 시황의 추가하락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 국내외 철강수급 모두 불투명한 재료가 많은데, 대부분 1월 이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요 면에서는 각국 정부의 긴급 경제대책이 상당 부분 실시돼 이의 반작용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고, 공급 면에서는 중국의 철강생산능력 과잉 문제가 우려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2008년 말 6억6,000만톤이던 중국의 조강생산 능력이 올해 말 7억 2,000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중국 중소 철강밀의 도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규 대형 일관제철소가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조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고로사들은 설비투자 계획을 당초 목표보다 줄이면서, 원가절감액은 계획보다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신닛데츠는 최근 2009회계연도 설비투자계획을 7월 시점의 3,800억엔에서 3,400억엔으로 수정했다. 현재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고려해 안전·환경·방재 등과 관련된 불요불급한 안건으로 엄선한다는 방침이다. JFE스틸도 2009년도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2000억 엔 정도로 억제하기로 했다. 대형 안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미토모금속도 2009년도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13% 감소한 1,380억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고베제강만 유일하게 2009년도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25% 증가할 계획이다. 이는 가코가와제철소의 자가발전소 보일러 갱신 및 소결공장의 탈황설비 등 환경대응투자, 주단강 사업의 능력증강 등 대형 안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최근 중국의 자동차 수요 회복을 배경으로 중국에서의 자동차용 강판 합작투자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06년 728만 대에서 2008년 934만 대로 급증했고, 세계 자동차 판매가 부진을 보였던 올해도 3월부터는 월간 100만~110만 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닛데츠의 중국 합작회사인 BNA는 건설 중인 연산 45만톤 규모의 제3용융아연도금강판라인을 2010년 2월 가동을 개시, 연도 중반에 풀가동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2010년 4월 예정이던 가동 시점을 2개월 앞당긴 것으로 급속히 신장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강판 수요를 개척해 BNA와 상하이바오강에서 중국 국내 자동차용 냉연·아연도금강판의 시장점유율 50%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JFE스틸도 중국 자동차강판 생산거점인 광저우JFE강판에 8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냉연과 용융아연도금강판을 포함한 제2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1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40만톤 규모의 제1CGL은 2010년에 풀가동할 계획이다. 제2기 프로젝트에서는 기존의 제1CGL에 병렬하는 형태로 제2CGL·CAL·냉연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미 기초공사의 타설작업을 끝냈고, 냉연라인 옆의 핫코일 야드는 건물의 골격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특히 제2CGL은 주로 GA강판 제조라인이며, JFE의 독자적인 JAZ(프레스 성형성이 뛰어난 자동차용 고윤활성 GA강판) 제조기술도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편 향후 경기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당초 정했던 원가절감액에 더하여 추가 원가절감을 도모할 계획이다.

  고로업계는 2008년 상반기에 철광석·원료탄 등 원료가격의 폭등, 2008년 하반기부터는 대폭적인 감산에 의한 수익률 악화와 다양한 원가상승 요인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각 업체는 구조개혁에 착수해 성역 없는 비용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제조공정 개선을 통한 효율화 및 임시휴업, 상여금·급여 삭감, 경비절감 등 세심한 비용 삭감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닛데츠는 7월 말 연간 삭감액을 1,000억엔으로 예상했었지만, 4~9월 기간 동안 700억엔에 달했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 400억엔을 추가해 연간 1,400억엔의 원가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JFE스틸도 7월 말의 업적전망과 원가절감 목표액을 1,200억엔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4~9월에 신일철을 상회하는 750억엔의 비용을 삭감했기 때문에 연간 기준 1,200억엔을 대폭 상회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고베제강은 9월 말 발표한 연도 실적 전망에 대해 각 사업부의 상반기 비용 삭감효과가 조금씩 나타나자 불과 1개월 만에 영업·경상손익을 50억엔씩 각각 상향 조정했다. 스미토모금속도 4~9월에 계획보다 30억엔 상회하는 150억엔을 달성, 연 100억엔 늘려 잡았다.

박현성 수석연구위원<포스코경영연구소>


<출처 : 포스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