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 ‘차세대’로 부각
당진 150만톤 추가 생산으로 후판공급에 ‘단비’
TMCP 등 고급재 생산 50%…최대규격도 성공
신규 슬래브 거래처 개발로 안정적 수급 구축
당진은 새로운 ‘철강의 메카’로 급부상하는 곳이다. 최근 이 곳에는 수많은 철강업체들이 입주하고 있다. 각종 철강 제조사에서부터 코일센터, 그리고 유통업체까지 편리한 교통과 철강업이 모여 있다는 장점을 토대로 포항, 광양에 이어 새로운 철강의 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동국제강(회장 장세주) 역시 최근 당진 후판공장에서 후판 시제품을 생산했고, 제품의 평탄도, 절단(Shear) 테스트까지 성공했다. 지난 2일에는 국내 최초로 후판 폭 4,600mm 제품의 압연에 성공하는 등 신규 당진 후판공장 정상화와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연간 150만톤의 후판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로써 만성적인 공급부족 문제에 시달렸던 후판공급에 단비를 내리게 해 줄 전망이다.
현재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은 차세대 후판생산 양산에 대한 열기로 가득하다. 공장은 새로 지어진 만큼 낙후된 공장의 모습이 아닌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실제로 동국제강이 추구하는 공장은 일반적인 관념 속에 갇힌 공장의 모습을 지양한다. 낙후하고 연기 뿜어대는 기존의 공장들과는 달리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여 친 환경적이고 녹색경영에 이득이 되는 공장을 지향하는 것이다.
동국제강 후판 공장은 총 부지면적 68만 4,000m² 규모를 자랑한다. 후판공장 공사는 총 9,264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해 올해 10월 핫런을 시작으로 11월 2일에는 시제품 생산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당진 후판공장 근로자들로부터 느낄 수 있던 점은 동국제강이 추구하는 차세대 후판 즉, 특수선, 해양구조물, 초대형 선박 및 건축물 등에 사용되는 고급강 중심의 3세대 후판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다짐이다.
또한, 만성적인 공급부족의 후판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먼저 투자 결실을 맺으면서 후판 수급 안정성 증대와 수입대체 등의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지난해 공급부족으로 720만톤이 수입된 후판은 올해에도 500만톤, 내년에는 400만톤 이상이 수입될 것으로 보여 수입대체 효과만 해도 1조원에 달할 전망이라는 것이 동국제강 측의 설명이다.
동국제강이 포항 제1후판공장과 제2후판공장에서와는 달리 당진 후판공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바로 TMCP(Thermo Mechanical Controlled Process)강 생산이다. 이로써 열처리 후판, 고장력 후판 등 고급강을 50% 이상 만들어 후판시장의 고급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최대 수요처인 조선사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양적인 면에서도, 질적인 면에서도 치열한 경쟁에서 선도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포부를 내비쳤다.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의 야적장 역시 눈길을 끈다. 2년의 시간에 걸쳐 완공된 부두는 시간당 평균 380톤 이상의 슬래브 하역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하역능력은 220만톤이다.
동국제강은 이 밖에도 배후 부지를 내년 1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며, 향후 슬래브 야적공간으로 활용해 원자재 수급 안정화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역비 등 원가절감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1. 내년부터는 포스코가 후판 생산량을 늘리고, 현대제철도 후판 생산에 합류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후판 과잉생산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입량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과잉문제는 다소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후판의 최대 수요처는 조선사입니다. 수요가 살아있는 한 판매는 지속적으로 될 것이며, 국내 후판시장은 만성적인 공급부족 문제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결국, 명목소비와 실질소비가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 강종개발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십니까?
-현재 동국제강의 제품 중 58%가 후판입니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있어 가장 큰 수요산업은 바로 자동차와 조선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본의 경우에는 해양구조물 등 차세대산업에 대한 강종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근간에 와서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데, 동국제강의 경우에는 조선용 후판, 해양구조물 소재, 심해 유전소 소재 등 고급강 중심으로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당진 후판공장의 제품은 두께 4.5~150mm, 폭 900~4,900mm(제품기준 4,800mm), 길이 3,000~25,000mm입니다.
3.동국제강은 상공정이 없어 안정적인 슬래브 수급이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후판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필요한 슬래브의 양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조달할 생각이십니까?
-내년부터 당진에서 후판을 약 120만톤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450만톤의 슬래브를 수입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당사는 단기대책과 중장기대책으로 방안을 세분화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선, 주요 공급사와 연간계약을 체결해 슬래브를 조달하는 단기대책을 세웠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거래처를 확보해 슬래브 조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다각도로 구상 중입니다.
4. TMCP강을 주력으로 하여 조선사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럴 경우 수입대체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TMCP강 생산으로 인한 향후 가격적인 면은 어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까?
-사실 그동안 포항 후판공장에는 TMCP강을 만들 수 있는 설비라인이 없어 생산을 못해왔습니다. 따라서 당진공장은 고급강에 초점을 맞춰 설비라인을 놓았고, 그에 따라 첫 목표는 안정적으로 TMCP강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고급강, 고장력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가의 합금을 넣어야 하지만 TMCP강은 고가의 합금을 넣지 않고 뜨거운 철 위에 물을 뿌리고 머리를 쓴 것일 뿐이지만, 철이 단단하면서도 잘 부러지지 않는 장점을 지닌 고급강입니다. 이처럼 고가의 합금을 넣지 않아 가격적인 메리트는 크게 없지만 최대 수요처인 조선사 입장에서는 원가절감을 할 수 있고, 선박을 만드는 데에 고급강을 사용할 수 있어 향후 조선사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한, TMCP강을 사용하면 두께가 예전 30mm에서 25mm로 줄어들 뿐만 아니라 합금이 들어가지 않아 조선사들이 용접하는 데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수요의 증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5. 향후 후판 생산 계획은 어떻게 되며, 고급강 생산을 어떻게 이룩할 방침입니까?
-우선, 가장 큰 숙제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국내 후판과잉생산과 줄어가는 조선의 수요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국제강은 고급강 생산에 힘쓸 것입니다. 결국, TMCP강을 얼마만큼 안정화시키고, 두께나 폭을 늘리느냐가 관건입니다. 또한 동국제강은 조선의 수요뿐만 아니라 비조선의 수요도 만족시켜주기 위해 다각적인 기술개발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수요확대를 위해 지원군의 역할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한편, 2010년에는 100만톤 생산을, 2011년에는 150만톤 후판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주현기자/l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