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분류부터 제대로 하자
2009-11-23 정하영
이를 철강사 자가발생 558만톤, 구입(가공+노폐) 1,656만톤 등 국내에서 2,214만톤을 확보했고 나머지 732만톤을 수입했다. 수입비중은 25% 정도로 국내 자급률은 75%에 그쳤다.
가장 최근 국내 철스크랩 수급 상황을 전망한 자료는 지난 2007년 KIET가 발표한 것으로 자급시점을 대략 2022년으로 전망한 바 있다. 종전 자급시점은 2015년이었지만 KIET가 연구할 당시 신증설 되는 전기로 설비를 감안한 결과다.
그런데 국내 전기로 생산능력 신증설은 이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시 말해 철스크랩 수요가 예상보다 더욱 크게 늘어남에 따라 자급 시점도 역시 훨씬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KIET가 감안하지 못한 전기로 증설은 연간 378만톤, 전로 증설은 1,300만톤이다.
이를 토대로 자급 시점을 KIET 방식을 원용해 추산해 보면 대략 2029년 경이 되어야 자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철스크랩이 철광석에 비해 훨씬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원료라는 점에서 이산화탄소 억제를 위해 전로에서의 철스크랩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강재에 대한 수요가들의 고품질 요구로 합금 사용이 많아지면서 노폐스크랩 재활용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며 같은 맥락에서 고급 철스크랩에 대한 수요 증가 대비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국내 철스크랩 자급 시점은 2030년을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철스크랩의 수요 대비 공급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통의 철스크랩 수출국가인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전로 투입량이 증가하면서 수출 대상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전기로 증설로 수출 여력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더불어 중국,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의 전기로 증설은 철스크랩 확보 측면에서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철스크랩은 국내 자급이 어렵고 수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며, 가격은 당연히 강세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급여건이 더욱 안좋은 고급 철스크랩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 철스크랩의 효율적인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 될 것이다. 그를 위해서 무엇보다 폐기물로 분류된 철스크랩을 재활용 제품으로 분류해 제대로 대우하는 정책적인 변화가 시급한 이유다.
또한 새로운 철스크랩 대형 수요가로 등장한 동부제철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우려가 전문가들과 업계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