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A,“구슬이 서말이래도 꿰어야 보배”
2009-11-23 정호근
한국비철금속협회가 주최했던 이날 세미나는 APTA 제4라운드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업계와 함께 추진한 연구용역의 최종보고를 위한 자리였다. 물론, 많은 것이 달라질 APTA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우리 비철 산업의 대안 논의를 본래의 취지로 볼 수 있다.
비철 업계와 협회가 오랜만에 큰 맘 먹고 준비한 자리였음이 분명히했다. 생색을 내도 시원찮을 자리에 주최 측인 비철 협회 관계자들은 세미나 참석 인원을 걱정하고 있었다. ‘적잖은 용역비용까지 들여 준비한 세미나 자리가 썰렁하면 어쩌나’ 난감함에 대한 우려였다.
걱정이 너무 커서였을까. 당일 세미나는 넓지 않은 자리를 채우지 못해 30분이나 진행을 늦춰야 했다. 그랬음에도 넉넉한 빈자리들은 뭔가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게 했다.
소수정예로 진행된 세미나의 내용은 좋았다. 학계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업계 실무자가 참석한 인원 구성도 좋았다. 참석자들의 관심 열기 또한 남달랐다. 그랬기에 그날 자리에 대한 아쉬움은 더 크게 느껴졌다.
이번 APTA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단순히 거래가 많은 몇몇 아시아권 국가들의 참여뿐 만은 아니다. 우리 비철 산업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거래처가 포함돼 있다는 각별함 때문이다.
우리 비철 산업은 원자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생산된 제품의 절반가량을 수출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 가운데서도 중국은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 모두에서 우리를 흔들고 있다.
새로운 협상을 통해 FTA에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할 APTA. 까다로운 원산지 기준과 복잡한 관세양허 효과는 앞으로 중국이라는 거대 변수와 얽혀 예측하기 어려운 기회와 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번 APTA 4라운드 협상안은 국회비준을 거쳐 내년 6월경 발효될 예정이다. 이럴 경우, 회원국 간 관세 인하 품목 수와 인하폭(20~40%)이 대폭 확대돼 이전보다 훨씬 큰 경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앞선 FTA 의미가 부여되는 APTA. 우리 비철 업계는 과연 얼마나 알고,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발효 예정시점까지 남은 6개월여 시간은 분명 넉넉지 않은 여유가 될 것이다.
정호근기자/hogeun@kmj.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