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냉연SSC, 일본 구조조정을 기억하는가

2009-11-30     서의규

국내 냉연스틸서비스센터(SSC)는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지정센터들을 중심으로 전국에 약 60여 개사가 성업 중이다. 가까운 일본은 90년대 500여 개사에서 2000년대 들어 절반으로 감소한 상황. 스틸서비스센터의 원조격인 일본 냉연코일센터는 10여 년 전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은 바 있다.

국내 냉연SSC업계 한 원로는 이제 한국도 이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미 2~3년 전부터 국내 냉연SSC는 포화 상태를 두려워해 왔으나, 규모의 경제를 입증이라도 하겠다는 각오로 설비 증설을 멈추지 않았다.

최근 포스코 냉연SSC는 매출액 규모가 줄어드는 앞으로 2~3년을 걱정하고 있다. 가장 큰 수요처인 자동차 연계 물량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스코 한 냉연SSC 임원은 이미 현대·기아자동차 물량은 절반 이상이 하이스코 냉연SSC로 이전됐고, 내년에는 더욱 빠른 속도로 이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GM대우도 복수거래 체제를 확대하면서 포스코와 하이스코 냉연SSC 양사에서 제품을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하이스코 일부 냉연SSC는 GM대우 납품업체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보산강철이 수출하는 냉연강판을 GM대우가 수입하면서 하이스코 냉연SSC가 임가공을 도맡았다.

과거 포스코 냉연SSC가 독점하다시피한 자동차용 강판 임가공 및 유통 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포스코 냉연SSC 18개사는 회사 매출 규모가 급감할 수 있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결국, 포스코 냉연SSC끼리 서로 출혈경쟁할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이스코 냉연SSC도 넋 놓고 자동차 물량 증가를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현지 SSC의 임가공 및 유통 비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지역적으로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SSC 이외에 물량 분배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냉연SSC 한 사장은 “우리나라 냉연판재류 소요량은 분명히 계속 증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SSC의 가공물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제 블랭킹 설비를 갖춘 전문 벤더들이 대형화되면서 코일 형태의 판매가 늘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의규기자/ugseo@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