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청철강공업, 진주만을 기억하라!

2009-12-07     심홍수

“부통령, 의장, 상원·하원 여러분, 어제 1941년 12월 7일 -이날은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메리카 합중국은 일본 제국에 의해 고의적인 기습을 당했습니다 …(중략)… 우리 군대에 대한 신뢰와 국민들의 결연한 의지로써 우리는 기필코 승리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신의 가호가 있으소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대 일(對日) 선전포고 요청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노영숙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원은 이 연설을 두고 “간결하면서도 그 당시 긴급한 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면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과 유사하게 연설의 시작에서 날짜를 사용한 것은 그가 이 상황의 역사적 성격에 대해 엄숙한 경의를 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한 바 있다.

난데없이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 떠오른 것은 최근 기업회생에 들어간 영남의 한 철강업체 때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유청철강공업(대표 김석태)이 법원으로부터 화의 인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청철강공업은 C형강과 데크플레이트 제조업체로도 알려졌지만 봉형강업계에서는 한국선재, 화인인터내셔날과 함께 영남권 형강 수입 빅3으로 손꼽힌다.

지난 11월 초 자금난 등을 이유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나 회생의지가 강하고 부실채권이 없다는 점을 들어 법원이 회생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용진철강과 협신철강 등의 부도가 금융권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바 있어 유청철강공업의 법정관리에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용진이나 협신 같은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한철강이나 목우강재 등은 계열사의 부실로 화의 신청을 하는 굴욕을 맛봤으나 현재 순조롭게 기업체질을 개선해가며 명예 회복을 꿈꾸고 있다.

유청철강공업은 이번 화의인가 결정을 토대로 12월 둘째 주부터 정상 영업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한다. 각종 부도설로 어수선한 시기에 유청철강공업이 유통업계에 희망과 용기의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

심홍수기자/shs@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