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원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09-12-14     정하영

최근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각종 연구분석 기관들의 2010년 철강산업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희망적이다.

경제 여건 호전으로 인해 철강산업 역시 올해 11억톤까지 줄어들었던 소비가 내년에는 전년 대비 9.2% 성장하면서 2008년과 비슷한 12억톤 대로 올라설 것으로 세계철강협회(WSA)는 수정 전망한 바 있다.

국내 철강 수요나 생산도 모두 두 자릿수 성장으로 2010년에 명목소비는 5,141만톤, 강재생산은 6,357만톤까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발표했다.

물량 측면뿐만 아니라 가격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세계 철강재 가격은 내년 초 강세를 보이면서 국제 가격은 열연강판(HR) 기준 톤당 700달러까지 회복된 후  하반기에도 안정세를 이어가는 등 대부분 상승과 안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부 애널리스트의 경우 내년 가격이 전강후보합(前强後保合)에서 전강후강(前强後强)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격 강세의 근본 요인은 물론 세계 경제의 회복과 그에 따른 수요 증가다. 수급 요인에 의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그야말로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가격 강세의 요인 중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원료가격의 상승이란 점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철광석이나 원료탄 등 철강 원료의 상승을 내년도 철강재 가격 강세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두 번째가 세계경제 회복이라는 수급 요인이요, 세 번째가 상당수 주요 철강사들의 올해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런 상황을 내년까지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물량보다는 가격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측면도 포함돼 있다.

철광석이나 원료탄의 경우 2009년 가격은 전년도에 비해 대폭 인하됐다. 괴광이 44%, 분광이 33%, 원료탄은 50% 이상 내려갔다.

따라서 내년에 원료 공급사들은 가격 회복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철광석은 적어도 20% 수준, 원료탄은 10% 이상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대세다.

대부분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철광석이나 원료탄은 1년 단위로 장기계약이 이뤄지고 중국을 비롯한 대형 철강사들의 가격저항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가 30% 정도를 수입해야 하는 철 스크랩에 있는 것 같다.

스크랩의 경우 대부분 단기 계약이고 그때그때 시황이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은 훨씬 크며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국내에서 스크랩을 사용하는 전기로 생산능력은 대폭적으로 증가했다. 내년만 해도 올해보다 대체로 350만톤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계 철 스크랩 수급 상황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결국 내년도 국내 철강사들의 상당수가 이 스크랩 가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에 대한 차분하고도 치밀한 준비가 내년 말 해당 철강사들의 실적을 좌우할 것이 분명하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