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실수요자가 가격을 결정한다?

2009-12-16     이주현

2009년이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국내 열연강판 유통업체에게 올 한해는 좋은 기억을 선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부진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고, 재고량도 예년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고 실수요자의 매기는 살아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금도 쉽지 않아 어려움은 가중된다고 토로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유통단가 책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부제철産 모두 유통가격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산 유통가격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는 반면, 국내산 유통가격은 오히려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다. 12월부터 국내산과 수입산 간 유통가격 차이가 점차 줄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가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결정하는 모습이 눈에 띤다. 업체에서 유통단가를 제시해도 실수요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판매부진에다가 열연 SSC 및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실수요자가 최종 가격을 제시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수요자들이 발 빠른 정보를 확보해 거래 가격을 제시한 후, 견적 요청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통업체들은 형성된 가격이 없을 정도이며, 시장이 어수선하다고 표현한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더 이상 가격이 아니다” “시황에 따라 단가를 발 빠르게 결정해야만 한다” “올해 장사는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끝나는 구나” 등의 말들이 오가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 국내 생산량이 증가할 예정임에 따라 열연SSC를 중심으로 경쟁이 한 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정된 시장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주현기자/ljh@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