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강 시장 물 흐리는 미꾸라지는 누구?

2009-12-21     곽종헌

최근 철강업체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면 고객사 연말 송년간담회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철강생산업체들이 고객사들에 고생했다는 의미로 마련되는 자리다. 연초 이구동성으로 어렵다, 앞이 안 보인다고 했지만, 그래도 상반기 까먹은 것을 3분기 반짝경기와 8월부터 완성자동차 경기가 불붙어  어려운 와중에서나마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철강업종 내에서도 품목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로 제강사는 어렵다고 하지만, 내실은 7~8%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챙기는 분위기다.

냉간압연업체들은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고 있고, 강관은 일부 한두 업체를 제외하고는 올해 안에 부진의 늪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특수강과 선재 등의 업체를 취재하다  A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관심있게 들려왔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개별회사 나름대로 어려움과 우여곡절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도 나름대로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고, 상행위에서도 공동의 질서가 필요한 법인데 모 철강사가 너무 물의를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마봉강과 자동차용 볼트와 너트를 만들어 파는 이 업체는 국내 판매시장 확대를 위해 수익성도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판매, 무모한 가격정책으로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시장질서를  어지럽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싸움으로 번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은 뒷전이고 최대한 많이 팔아라, 무조건 팔라는 식의 주문으로 시장질서를 크게 어지럽히는 주범이고 되고 있는 모업체의 행태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원자재를 입고해서 압연비는 포기하더라도 금융비, 수율(Loss), 운반비 등 변동비는 커버 해야 하는데 제품 판매가격을 운반비와 가공비도 나오지 않는 원자재가격 수준에 시장에 쏟아내다 보니 동종 업체들이 크게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C사 사장은 올해 들어 지난달 처음으로 소폭 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업계 정화(淨化) 차원에서라도 이제는 물의를 일으키는 문제업체들을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어떻든 이익을 내야 하는데 제품 만들어서 자선봉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푸념이다.

올해 상반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세계 철강경기 부진에 따른 가동률이 바닥으로 떨어져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 반짝경기에 편성 가동률은 일부 회복되었지만,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실속 없는 장사를 해왔다는 일부 지적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출혈경쟁으로 2차 가공업체만 배를 불리는 꼴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지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곽종헌기자/jhkwak@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