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철강 10대뉴스와 한국·일본의 차이

2009-12-23     정하영

지난 16일 한국철강신문이 올해의 철강금속업계 10대 뉴스를 발표한 이후 한국철강협회에 이어 일본의 일간산업신문도 철강업계 10대 뉴스를 각각 발표했다.

우선 한국철강신문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위기 뒤 찾아올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첫 번째 뉴스로 꼽았다. 한국철강협회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부각되면서 철강업계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1위로 선정했다.

반면 일본의 일간산업신문은 수요 급감으로 일본 철강업계가 무려 40년 만에 최악의 감산을 했음을 첫 번째 뉴스로 꼽았다.

10대 뉴스의 최우선 순위만 보더라도 양 국 철강업계의 분위기를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철강업계는 어려운 경영 환경 하에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그야말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절박함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본지가 선정한 여타 10대 뉴스 항목들의 큰 특징은 바로 미래지향적이라는 사실이다.

즉, 국내 최초의 민간제철소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완공 임박, 국내 열연강판 생산능력 대폭 확충과 이에 따른 영향 확대, 포스코의 종합소재 기업으로의 변신과 같은 내용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역사적인 감산에 이어 강재가격 하락과 유통업계 재편, 전기로업계 재편과 관련된 교에이제강과 도쿄철강의 통합 무산과 같은 현실적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철강생산 확대, 포스코의 국내외 조강 6천만톤 체제, 한국의 신설비 속속 가동과 같은 기사들은 향후 공급과잉에 대한 그들의 우려감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사실 이번 세계 경제위기에서 국내 제조업들의 강한 경쟁력과 적극적 대응이 우리나라가 단 기간 내 침체에서 벗어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이 자동차와 전자로 볼 수 있으며 철강 역시 비슷한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본은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 산업이 오히려 위기를 걱정하는 처지였으며 전자산업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위세에 짓눌려 있는 양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철강산업 역시 중국이 오히려 생산이 전년 대비 증가가 확실하고 우리나라 역시 소폭 감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 40년래 최대의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이 결국 이번 양국 간 10대 뉴스의 차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의 노력과 적극적인 대응이 만들어낸 차이임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면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다시 말해 돌다리도 또 한 번 두드려보는 일본, 특히 위기를 성장이 아니라 내실과 안정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 철강산업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성장과 함께 내실도 아주 중요한 사안임을 이번 한일 철강업계 10대 뉴스에서 확인했음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