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냉연업계, 새로운 도전의 한 해
2009-12-28 서의규
이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해야 하는 2010년이 모두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고부가 강종의 원자재는 고급 열연강판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코 및 일본산 열연강판 이외에 아직 품질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아 최종 냉연 및 도금판재를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현대제철에서 B열연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4분기에 C열연이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현대하이스코가 자가 소비량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결국, 포스코와의 열연강판 공급계약을 착실히 지키고,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 의존도를 크게 탈피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대하이스코는 자동차용 강판 판매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내년에는 치우침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철강업체들의 공격적인 수출가격정책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동부제철도 내년 전망이 선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자동차와 가전이 냉연 수요를 이끄는 가운데 자체 열연강판 품질을 안정화하는 기간과 제조원가 절감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자료를 내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건재용 판매 비중이 높긴 하지만 자동차와 가전용 강종 시장에 진입해야 냉연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가전용 강종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 열연강판 조달 비중이 전체의 50~60%를 차지하는 이점이 있지만, 포스코의 가격정책은 항상 불안하기만 하다. 2009년 롤마진을 소폭이나마 확대하는 가격정책을 쓴 포스코가 2010년에도 그럴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자동차의 주요 부품 소재인 고탄소강을 생산하는 협폭냉연업계도 답답한 심정이다. 자동차업계로부터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려면 포스코에서 열연강판을 원활하게 공급해줘야 하는데 2009년 내내 이뤄진 포스코의 감산, 수리, 글로벌 전략, 수요예측 실패에 원하는 양의 절반도 공급받지 못했다.
내년에도 뾰족한 수는 없다. 왜 국내 냉연업계는 이렇게 가슴앓이를 해야 하는가.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보면 역시 우리가 그 전처를 밟고 있지 않나 고민된다.
일관제철소에서 최후 공정인 컬러강판까지 대부분 계열사로 묶여 있는 그들. 이제 곧 막이 오를 포스코, 현대제철, 동부제철의 시대가 그들과 똑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열연강판의 가격경쟁력 및 품질에서 수요가와 밀접한 파트너십을 통해 앞서나가고, 차공정인 냉연제품의 고부가화가 조화롭게 이뤄지는 과정이 그들보다 좀 더 빠르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국내 산업을 이끄는 자동차, 가전 등의 산업 부문에서 소재인 냉연제품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는 그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