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LCD TV 협력, 국내 가전업체 견제
중국, 대만 3개 LCD사와 53억달러 패널 구매 계약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CD 분야의 국내 양대 가전업체가 중국 진출을 노리는 가운데 중국 TV제조사와 대만 LCD 업체들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 국내업체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트라는 25일 하이센스, 하이얼, 스카이워스 등 중국 9개 TV업체가 대만의 3대 LCD 제조사 AUO, CMO, CPT와 53억 달러(6조1,000억원) 규모의 LCD 패널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구매액 34억달러보다 55.9% 늘어난 금액으로 중국이 30%대를 밑돌던 대만의 LCD 비중을 지난해 60%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국내 가전업계는 중국과 대만의 협력 관계에 대해 부정적이다. 중국 TV업체와 대만 LCD 제조사가 한국의 가전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연합공동체를 구축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차이완(중국과 대만의 합성어) 효과는 이달 말 개시될 예정이다. 중국과 대만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협상 체결로 대만산 LCD가 관세 없이 중국에 수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만 LCD 업체들은 지난해 중국 TV 업체와 44억 달러 공급계약을 맺었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공장을 풀가동하지 못해 34억 달러 물량 공급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는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대만 LCD 업계가 올해 중국과 협력 수혜로 400억 대만달러(1조4,3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부의 승인 하에 중국에 LCD TV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현지 전략은 대만 LCD 업체의 출현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