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단조업계 수익률 저하 '문제'
풍력발전·조선수주는 '물량 부족'
플랜트는 저가 수주로 '고민'
자유형 단조업계가 물량 부족과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고민에 빠졌다.
최근 자유형 단조업계는 원자재 및 부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부진에 이어 풍력발전과 원자력발전, 조선수주 등의 주변 수요업계 상황에 따른 절대적인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단조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이 점차 각광을 받으면서 주변에서 단조업계도 당연히 수익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들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절대적인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익구조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풍력시장 커지지만 낱개 물량은 줄어
세계 풍력시장은 금융 위기 이후에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10년 후에는 지금의 12배인 190만M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세계 풍력시장의 규모가 2년 후 조선시장을 능가하고 5년 후에는 조선시장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풍력시장 활황에 큰 수혜가 예상되는 단조업계는 오히려 낱개 물량 부족이라는 또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풍력발전기의 발전용량은 1 내지 1,5MW에서 최근에는 2, 3, 5MW로 고급화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풍력발전 설치용량이 늘더라도, 개별 풍력발전기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100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만든다면 1MW 풍력발전기는 100기가 소요되지만, 5㎿급 해상풍력 발전기로는 20기밖에 수요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고부가가치 선박도 부품 개수는 마찬가지
우리나라 조선수주에 대한 평가도 단조업계의 시각에서는 다른 결론이 나온다. 단순수치상으로 중국에 뒤지더라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수주가 이뤄져 수익성에서는 오히려 낫다는 주변 평가와 달리, 고부가가치 선박이라 해도 해당 선박에 들어가는 설비 자체는 저부가가치 선박보다 많이 들어갈 이유가 없는 만큼 물량만으로 따지면 오히려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200원짜리 고부가가치 제품 한 개를 생산하는 것보다, 100원짜리 일반 제품 5개를 생산하는 것이 수익구조상으로는 더 남는 장사라는 얘기다.
■저가수주 플랜트 공사도 문제
플랜트의 경우도 치열한 경쟁 때문에 수주가격이 예전만 못한 것이 문제다.
최근 국내기업들이 해외 플랜트시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지만, 한창 때를 100으로 봤을 때 요즘 수주가격은 60~70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조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저가수주가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한 업체 간 경쟁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한국 해외건설의 구조적 문제점과 한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기업들의 해외건설이 플랜트 수주에 너무 편중돼 있어 국내 업체 간 경쟁 과열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저가수주에 따라 수주기업 자체 마진을 제외하고 1차, 2차 벤더로 내려오면서 수익률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단조업계의 또 다른 고민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