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은 없다...불황ㆍ호황 모두 준비할 때”

’上低下高’ 전망 속 업체별 마케팅 ’출사표’
국내외 경쟁체제 대한 차별화 전략 중요해

2011-01-11     방정환

지난해 철강경기가 상고하저(上高下低)였다면 2011년 경기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경기 불황이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되고, 하반기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국내 철강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모두 지난해 연말부터 치열한 판매경쟁 등을 통해 재고조정 노력을 하고 있지만 완성차를 제외한 철강 수요산업의 경기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계절적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늘어난 재고는 1분기 조정을 거쳐 경기 회복은 2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장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주요 철강업체들은 올해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해왔다. 무엇보다 일정한 사이클을 형성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시황 판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료가격에 동행해 판단하기 보다는 불황기 전략과 호황기 전략을 모두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상황이다.
 
제조업체의 경우, 본격적인 국내외 경쟁체제에 대한 차별화 된 전략을 구상 중이다. 국내 업체 간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시장 전략과 대응방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 원료가격 변동주기에 편승해 변화했던 가격정책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게 됐다.

가장 큰 업체인 포스코는 지난해 마케팅 부분에서 상당한 변화를 시도했다. 정준양 회장은 “회사의 이익과 고객사의 신뢰가 상충한다면 회사의 이익을 버려야 한다”고 말할 만큼 고객과의 ‘신뢰와 소통’을 중시하며, 마케팅의 일신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기존 마케팅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으려는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다. 기존의 ’공급자(supplier)-고객사(customer)’ 관계에서 벗어나 ’파트너-파트너'의 관계로 재정립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에는 판재류 제품을 중심으로 기술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열연강판과 후판에서 다양한 제품과 강종을 시장에 선보이기 때문에 고객사들에 대해 현장 중심의 기술영업이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 되고 있다. 수요산업별 기술영업 전담인원 확충으로 신제품 개발 및 신수요를 창출하고, 열연 및 후판 제품에 대한 기술 영업 강화로 시장과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적극 개발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양사의 마케팅 기조가 국내 철강산업의 상황을 100% 대변한다고 볼 수 없지만 올해 경기 회복을 점치면서도 경쟁구조가 본격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저마다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기본적으로 경기 침체 뒤 다가올 회복기를 대비한 다양한 마케팅 시나리오가 준비되고 있다. 이는 저명한 경영학자인 윌리엄 바넷 교수가 했던 “경기침체를 두려워하지 말고 기회로 삼으라”는 말처럼 오르막이 펼쳐질 올해에는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의 니즈에 대해 제대로 피드백하는 것이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올해의 국내 철강시장은 업체별 경쟁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생산 및 판매, 판로 개척, 가격의 경쟁력, 국내외 영업을 포함한 판촉활동에 있어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쟁을 즐기고 발전의 기회로 삼는 회사야말로 ‘지속가능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와 유통, 가공을 포함한 품목별 주요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은 본지 발행 스틸마켓(www.esteelmarket.co.kr) 1월호에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