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젤차 생산 전면 중단 위기
유성기업 파업, 엔진 핵심 부품 공급 차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일부 모델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 엔진의 핵심부품인 피스톤링 등을 공급하는 유성기업이 파업에 들어서면서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은 올해 초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을 놓고 노사가 대립해왔으며, 노조가 파업을 시작하자 회사는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에 대해 직장폐쇄 조치를 취하면서 생산이 전면 중단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 호황을 맞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스타렉스, 포터, 베라크루즈, 싼타페, 투싼 등 대부분의 디젤 차량 부품을 유성기업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기아도 카니발, 스포티지, 쏘렌토의 핵심부품을 받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피스톤링의 70%를 유성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GM도 캡티바, 올란도 등 디젤 모델의 부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르노삼성도 SM5, 쌍용은 체어맨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카니발라인에서 피스톤링의 재고가 바닥나면서 야간근무조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태며, 현대자동차 역시 투싼, 싼타페 등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랑(SUV) 라인에서 특근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유성기업의 생산이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승용차와 상용차 전 차종 생산이 26일 이후부터 전면적인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닝, 베르나 등 소형 차종 일부만 대한이연으로부터 납품받고 있어 정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부평과 군산 엔진공장에서 피스톤링의 절반 정도를 유성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데 재고가 일주일 정도로 파업이 장기화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르로삼성 역시 SM5 2.0 모델에 들어가는 엔진 부품 캠샤프트의 전량을 유성기업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재고는 3~4일분밖에 없어 생산 차질에 예상되고 있다.
이에 자동차 관련 업계는 공권력 투입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입장은 유성기업 노조가 타 완성차 생산직보다 높은 급여(연 평균 약 7,000만원)를 받으면서도 완성차업계에서도 실시하고 있지 않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요구하고 있고, 직장폐쇄 중에도 불법으로 생산시설을 점거하고 있어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 등 즉각적인 회복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의 부품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하는 5월 26일 이후에는 대부분의 완성차업체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한국 자동차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