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인허가 실적, 선행지표 역할 축소
인허가 이후 분양까지 3년 이상 장기화 물량 다수 발생
선행지표는 착공실적으로, 수급 상황은 입주실적 대체 필요
주택공급시장의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실적의 선행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최근 '주택 공급 지표의 문제점과 인허가 실적의 선행성 변화 분석'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주택공급시장의 선행지표이자 주택정책의 목표치인 인허가실적과 실제 실적치라고 할 수 있는 입주물량 간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주택종합계획상의 인허가 실적을 주택공급 목표치로 간주하고 있으며 통상 연간 40만~50만호 규모가 목표치로 설정되고 있으나,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0~2011년 전체 주택의 입주 물량은 33만~35만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식적인 집계 입주 물량이 2개년에 불과해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특수한 현상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공급 시장의 현상인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2~3년 전 인허가 물량상으로는 37만~56만호 규모의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으나, 실제 준공된 주택은 이에 미치지 못해 결국 목표치와 실적치 사이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인허가 실적에 대한 선행성 및 정확성과 관련한 패턴 변화가 발생하고 있어 선행지표인 인허가 실적과 공급지표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허 연구위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나 인허가 실적은 급증세인데, 이는 PF 부실 등으로 실제 분양은 하지 않지만 기매입 토지에 대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인허가 절차를 밟는 사업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인허가와 착공 및 분양과의 시차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면적기준으로 동일 연도의 허가 대비 착공 비율은 2000년대 초반 70% 수준에 이르렀으나 2007년 이후 47.4%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처럼 연내 허가면적 대비 착공면적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허가 이후 착공까지 취소 물량의 증가나 프로세스 절차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허 연구위원은 "호수 기준으로 분석하면 금융위기 이후 시간적 관점에서 인허가 실적의 선행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며 즉, 인허가 이후 분양 및 입주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인허가와 입주의 시차가 32개월(2년 8개월) 수준으로 추정되나, 금융위기 이후 자료를 추가하면 45개월(3년 9개월)까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허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 선행 지표는 인허가에서 착공 실적으로 전환하고 수급 상황은 입주 실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며, 공급의 질적 지표가 보다 중요해지고 신규지표의 개발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