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의 지상 과제는 수입재 관리다

2011-10-26     에스앤앰미디어
  지난 10월 21일 포스코는 3분기 기업설명회(IR) 직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현재 수출 비중이 37% 정도까지 늘어났으며 내수 부진을 상쇄하는 수준에서 이를 40%까지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짧은 내용이지만 현재의 국내 철강 시장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국내 철강재 공급능력의 확충과 그에 따른 생산량 증가에도 내수 규모는 그만큼 늘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따라서 철강사들은 국내 판매량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수출을 늘리고자 동분서주(東奔西走)하고 있다.

  그 결과 나타난 것이 철강재 순 수입 국가에서 순 수출 국가로의 전환이다. 올해 9월까지 수출량은 2,105만톤으로 수입량 1,847만톤보다 258만톤 많았다. 지난해 수입이 148만톤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순 수출국 전환의 주요인은 수입 감소보다는 수출 증가다. 9월까지 수입은 불과 74만톤(-3.8%) 줄었지만, 수출은 332만톤(18.7%)이나 증가했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종합해 보면, 철강사들의 국내 판매 확대, 수입 대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도 수입재가 차지하는 시장은 여전히 유지 또는 확대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품목별로 상황을 보면 수입재의 국내 시장 잠식 내지는 확대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봉형강류는 333만톤이 수입돼 지난해 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약 1만톤, 0.3% 감소)을 기록했다. 하지만, 판재류는 1,064만톤으로 2.7% 28만톤이나 늘어났다. 강관 역시 15만톤(35.9%)이나 많이 늘어나 58만톤을 수입했다. 강반제품의 경우 339만톤에 그쳐 지난해보다 25.4%, 115만톤이 줄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올해 9월까지 철강재 전체 수입량 74만톤 감소는 강반제품 수입이 줄은 탓이지만, 판재류나 강관은 오히려 수입이 증가해 감소 효과를 반감시켰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판재류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열연강판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수입이 많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최대 수입 품목인 열연강판이 그나마 122만톤(19.5%) 줄었지만, 후판과 냉연판재류 전 품목의 수입이 무려 150만톤이나 늘어남으로써 판재류 전체적으로 28만톤 증가한 것이다.

  지금 국내 철강시장은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에서는 장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으로 유통 및 가공은 물론 일부 제조업체들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부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은 바로 수입재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심각성은 잘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공론화 하거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