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좀 바꿔 보자!

2011-12-19     이명주
  요즘 판재류 유통시장이 연말을 앞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수요 회복 시점은 언제가 될 수 있을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의 고의부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는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지만, 근본적으로 유통시장의 구조가 개편되지 않는 이상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체계적이지 못한 방식의 거래체제가 이어지면 시장 질서 붕괴까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유통시장 시스템은 회사 조직 차원의 영업방식보다는 조직 내 개인에 집중되는 방식으로 흐르고 있어 매출 실적을 높이기에는 좋은 구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개인과 개인 간의 매출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고 부실이 발생하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인천 고의부도 사건은 피의자가 대부분 피해자들과 친분을 이용해 제품을 손쉽게 구매하면서 부실의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개인이 아닌 회사 조직단위, 팀별 단위의 영업활동이 전개됐다면 개인의 영업활동에는 제약이 가해질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피의자의 활동 영역이 제한되면서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한 철강분야에 있다가 지금은 손을 뗀 취재원과 통화를 하며 시장 부실 문제에 대한 얘기를 나눈 적 있다.

  그 취재원은 철강업계에 몸담을 당시 구조적 한계를 보며 답답함을 느꼈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아직 그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 두 사람의 의지만이 아닌 모든 종사자들의 참여가 있을 때 앞으로 시장이 다시 회 복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한편, 영업인들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시장의 건전성을 저해하는 구성원들이 없어야 하며 시장을 저해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그에 대한 단호한 처벌로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철강 유통시장에서는 수많은 고의부도와 같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하지만, 그때마다 구렁이 담 넘어가 듯 얼버무리며 문제가 제대로 완벽히 해결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일부에서는 고통은 잠시 횡령은 길게란 말과 함께 도덕적 해이가 커지면서 재범 삼범으로 이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유통시장은 우리 철강인 모두가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공간이다.

  이러한 삶의 공간을 지키는 것은 남이 해줄 수 없다. 우리의 손으로 직접 바꾸고 지켜나갈 때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다.

  비록 모든 상황이 어렵고 힘들지만 이럴 때 일수록 체질을 개선하는 진정한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