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간 철강 무역 전쟁이 시작됐다

2011-12-21     에스앤앰미디어
  지난 11월까지 우리나라의 철강재 무역은 2,632만톤 수출에 수입은 2,168만톤으로 464만톤 수출 초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근소한 차이지만 순수입국가였던 점을 고려해 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수입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수입이 더욱 크게 줄어야 하는데 11월까지 수입량은 2,168만톤으로 전년 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 연간 2,400만톤 정도의 수입은 국내 철강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너무나 많은 양이다. 일부 품목에서는 이미 시장 일부를 수입재가 잠식하고 있으며, 저가(低價)와 품질 미달(未達)에 따른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한편, 세계 철강시장은 당분간 수요가 본격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도 일단 공급초과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수요 규모 대비 공급능력 초과 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구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한·중·일 3국의 경우 공급능력 초과 규모는 조강 기준으로 무려 2억5천만톤에 달해 역내 경쟁은 물론 여타 지역에서의 시장 확보 경쟁은 가히 점입가경(漸入佳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비록 올해부터 우리나라가 순수출 국가로 전환되었다고는 하나 일본은 연간 4천만톤 정도의 수출에 수입은 불과 600여만톤 정도에 그치고 있다. 무려 3천만톤 이상 순수출국가가 바로 일본이다. 이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우리의 수출은 너무나 적다. 또한, 더 큰 문제는 수입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가전 및 자동차 등 철강 주요 수요산업의 해외이전이 급증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량을 늘리고 수입은 줄여야 한다. 특히 대부분 수입재는 가격 제한 요인이라는 더욱 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조선사들이 중국산 수입 가격을 들어 후판 가격 인하를 종용하는 것과 같은 일들이다.

  국내 철강시장은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에서는 장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으로 유통 및 가공은 물론 일부 제조업체들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부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중의 하나가 바로 수입재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심각성은 잘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금까지 이 문제를 표면화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종전처럼 이를 방관해서는 국내 철강업계의 생존이 불가능하고 철강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들이 적지 않다. 철강산업의 존폐는 곧바로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차제에 포스코가 후판 시장에서, 현대제철이 H형강 수입에 대한 방어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더욱 전면적인 수입재 대응 방안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나 업계 차원에서 이를 공론화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실행에 나서야 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건설기술관리법의 확대 강화와 엄격한 적용이며 수입모니터링 제도의 의무 시행이다.

  이제 한·중·일 3국 간의 철강 무역전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 더 적극적으로 수출 확대와 수입 축소를 위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야흐로 철강 무역 전쟁이 시작됐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