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V 생산 공장, '줄줄이 문 닫는다'
히타치-소니-도시바 등 위탁 생산량 현저히 늘려
2012-01-25 전민준
일본 언론들은 일본 6위 TV 업체인 히타치가 TV 생산 라인을 닫는다고 24일 보도했다.
지난 1956년 이후 56년간 TV를 생산해 온 히타치는 오는 10월 평판 TV 생산을 중단하고, 그 이후에는 다른 업체에 위탁 생산한 제품에 히타치 상표를 달아 판매한다.
히타치는 "앞으로도 TV 기술개발은 계속할 계획이지만 완제품 제작은 국내외 TV 제조업체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윤은 적은 TV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히타치는 현재 일본 기후(岐阜)현 공장에서 일본 판매용 TV를 제작하고 있다. 앞으로 이 공장은 TV 완제품을 대신 판매한 제품의 사후관리에 쓰일 부품만 생산한다.
일본의 대표적 TV 제조업체인 소니·파나소닉·도시바는 이미 살아남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고 위탁 생산량을 늘리는 중이다.
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세계 3위 TV 업체인 소니는 지난 연말 LCD(액정디스플레이) TV 중기 판매 목표를 기존의 50% 수준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소니는 2014년까지 TV사업의 생산비용을 1,250억엔(1조8,120억원)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니는 이미 세계 각국에 두고 있던 9개 생산 거점을 4개로 줄인 상태다. 또 위탁 생산 비중을 높여 현재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대만 등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소니 TV 사업부는 작년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만 7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파나소닉도 지난해 11월 평판TV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일본 내 생산설비를 통폐합한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도 최근까지 일본 내 공장 10곳을 폐쇄했다. 일본 TV 시장 1위 업체인 샤프만이 구조조정 없이 버티는 상태다. 일본 업체가 TV 생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한국업체의 약진과 엔화 강세다.
한국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