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광주전자, 협력업체 단가 인하 압박
절대약자인 협력업체에 부담 떠넘기기
2012-03-26 전민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광주사업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최근 삼성으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지금까지의 납품단가에서 부품에 따라 10% 안팎씩을 낮추는데 협의하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말이 '협의'지, 삼성에 목을 매고 사는 협력업체로서는 사실상 '통보'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협력사들은 2차 협력사에 더 작은 부품의 납품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하거나, 회사 자체적으로 원가를 낮추느라 경영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삼성의 원자재 가격 관리는 워낙 엄격해 거품이 거의 없는데, 여기서 10%를 더 낮추라는 것은 이익을 보지 말고 헛장사를 하라는 말, 마른 수건을 또 짜라는 말과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가장 큰 거래처인 삼성을 놓칠수는 없는 만큼 결국에는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삼성 광주사업장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는 광주 70개, 전남 20개 등 100개에 이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노력이 요구되는 가운데도 삼성이 절대약자인 협력사들에게 원가부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납품단가 인하요인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협력사에 요구할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괄적으로, 또는 일방적으로 인하폭을 결정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협의'를 통해 납품단가를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