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의 중국 종속이 우려 된다

2012-07-23     에스앤앰미디어
  상반기 철강 부문의 수출입 실적이 발표됐다.

  수출이 많이 증가한 반면 수입은 크게 감소했다. 철강재 기준으로 수출은 1,536만톤으로 전년 대비 13.6%가 증가했지만 수입은 1,103만톤으로 1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철강재의 순 수출량은 반기 기준으로 433만톤에 달하게 됐다.

  지난해 오랜만에 순수출로 돌아선 이후 순수출 규모가 확대일로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순수출 규모가 590만톤 정도였는데 올해는 800만톤을 훌쩍 넘어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철스크랩 등 원부자재가 포함되는 전 철강 기준으로는 아직 순수입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 철강 수출은 1,634만톤, 수입은 1,797만톤으로 여전히 163만톤 수입 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무튼, 상반기 수출입 실적을 보면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점검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우리의 철강 무역규모가 철강산업 전체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중국은 7억톤의 조강 생산에 수출 4,800만톤, 수입 1,500만톤 정도로 수출입 규모는 전체 조강 생산의 9% 정도에 머물렀다.

  일본은 1억700만톤 조강 생산에 수출 4,100만톤, 수입 800만톤으로 조강 생산 대비 철강재 무역규모는 46%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6,852만톤 조강 생산에 강재 수출 2,910만톤, 수입 2,310만톤으로 그 비율이 76%에 달하고 있다.

  글로벌화 시대에 무역 비중이 크다는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높은 대외의존도가 필수적으로 안고 있는 단점들은 피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철강업계가 겪는 가격, 시장의 불안이 바로 저가 수입재에서 기인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저가 수입재에 안방시장은 내주고 어렵사리 해외에서 수출로 연명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철강산업은 전통적으로 내수산업이다. 내수시장이 안정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의 수출입 대상국이, 특히 수입 대상국이 중국과 일본으로 너무 한정돼 있지만 이들에 대한 수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너무 낮다는 사실이다.

  올해 상반기 철강재 기준 전체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무려 48.9%에 달하고 일본도 37.9%로 조사됐다.
양국을 합치면 86.8%로 점점 더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수출에서 중국은 13.9%, 일본은 11.9%로 모두 25.8%에 그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수입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수출 비중은 줄고 있다. 무엇인가 변화가 있지 않다면 우리 철강산업의 중국 종속 문제는 아주 심각해질 소지가 다분하다.

  철강 제조업체들뿐만 아니라 가공 및 유통, 수요산업, 그리고 정부도 다시 한 번 충분히 생각해봐야 할 일이 분명하다. 철강산업의 경쟁력과 독립성을 잃었을 때 벌어질 일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