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를 찾으면 불황은 없다

2012-08-13     이진욱

 

  요즘 스테인리스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지금이 업계에 종사한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힘 없이 말을 툭 내뱉곤 한다.

 

  어느 순간 그들에게 입버릇이 돼 버린 ‘시장이 어렵다’는 말. 그만큼 위축된 시장상황이 그들에게 체화됐음을 짐작케 하는 업계의 슬픈 단면이다.

  하지만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남들이 하지 않는, 혹은 도전하지 않는 틈새 시장을 개척해 꿋꿋하게 업체를 꾸려나가는 종사자들이 있어 아직 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경인지역의 한 스테인리스 표면처리업체 대표는 철강업계 출신도 관련 전공자도 아니다. 철강업과는 전혀 무관한 미술을 전공하고 타업종에서 사업을 하다가 표면처리 분야가 틈새 시장이란 확신만 갖고 스테인리스 업계에 뛰어 들었다.

  그는 전혀 모르는 스테인리스 회사 경영을 시작하면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스테인리스를 배웠고 그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스테인리스 컬러강판 착색연구에 열과 성을 다해 매진했다.

  얼마 안가 이 업체는 스테인리스 컬러강판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고 비수기에도 꾸준히 들어오는 주문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부산에 위치한 STS 특수강업체 대표는 끊임없는 틈새시장 개척으로 설립한지 얼마 안 된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평범한 철강 영업사원으로 회사를 잘 다니다가 ‘남이 안하는 걸 해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회사를 설립해 틈새시장 개척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설립 이후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스테인리스 강종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투자와 영업 매진으로 주력분야인 박물재 특수금속의 생산 및 공급이 안정적인 단계에 이르게 됐다. 또한 제품의 상당 부분을 재수출해 외화 획득에도 공헌하고 있다.

  남이 안하는 분야를 개척한다는 것은 사실 큰 용기가 필요한 것으로 업계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자기 스스로 無에서 有를 창조한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업계 종사자들도 시장이 어렵다고 상황에 안주한 채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사고의 환기를 통해 틈새를 찾는 안목을 길렀으면 한다.  틈새는 어디든 적용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