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업의 강압적 태도”
2013-02-18 문수호
그렇다 보니 수요업체들도 기사 내용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철강업체 관계자들을 취재하다 보면 “무슨 일 없었냐?” 또는 “최근 어디서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는 둥 기자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한 대형 수요업체에서 철강업체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회의 시간에 자사 관련 기사를 쓴 기자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폭언을 했다고 한다. 그 업체는 최근 철강업체들에 다소 무리한 요구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또 다른 사례로 한 자동차 업체에서는 관련 철강업체 사장을 불러 본 기자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여론몰이를 해봐야 소용없다며 굴욕을 줬다고 한다. 결국, 그 해당 업체 사장은 회사 직원들에게 기자 접촉 금지 지시까지 내렸다.
이러한 구매 파워를 가진 대형 수요업체들의 무소불위(無所不爲)에 가까운 권력 행사에 기자 신변마저 위협받게 생겼으니 정말 대기업들의 권세는 하늘을 찌른다는 말이 새삼 느껴진다.
할 말이 있다면 기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입장 표명을 하든 상황 설명을 하면 될 것을 왜 기자와는 접촉을 꺼리면서 다른 사람을 잡는지 모르겠다.
철강 전문지 기자라 꼭 철강업계 대변만 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뒤가 구린 것이 있는지 모르지만 수요업체들의 구매 담당자들이 적어도 소통의 길을 열어놔야 기자들도 양 업계의 입장을 고려한 기사를 쓸 수 있지 않을까?
기자들은 누구의 말이라도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듣고 소통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편견 없이 편하게 대해준다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기자다.
수요업체 구매 담당자들, 누구라도 좋으니 기자에게 대화의 창구를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뒤에서 욕하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