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입에 대한 인식전환, 대책이 절실하다
2013-05-06 에스앤앰미디어
특히 최근 국내 상공정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해 소재 위주의 수입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실제 수입량은 여전히 연간 2천만톤 수준의 대량 수입이 지속되고 있다. 달라진 것은 그 대부분이 최종 제품으로, 실제 유통을 통한 수익 확보 목적이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 일본산으로 가동률 확보 차원에서 생산, 수출되다보니 가격은 최저 수준이다. 국산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당연한 일.
문제는 수입재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다 보니 국산과의 경쟁이 치열화, 일상화 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가격 제한 요인으로 작용해 극단적인 이윤, 수익성 축소 등 시장을 파행으로 끌고 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국내 철강 제조, 유통가공 부문은 생존조차 어렵게 된다. 소재산업인 철강산업의 경쟁력 상실은 곧 제조업 전반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철강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경쟁력을 상실한 미국 등의 제조업 현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시장에서 수입재의 영향력을 축소, 다시 말해 수입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해야한다. 철강재 수입을 어느 정도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것만이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관련 제도와 입법의 주체인 정부 관계자들의 인식은 다소 거리가 있다. 대부분 자유무역주의, WTO 규정에 위배되는 수입 규제는 있을 수 없다는 원칙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저가 수입 철강재가 수요산업의 경쟁력을 지원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장기적으로 소재산업의 경쟁력 상실이 가져올 궁극적인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판단이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중국산 철강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시험성적서를 통해 기계·화학적 성질을 강력하게 관리하다보니 중국산 사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농원용 강관 역시 농협의 아연 부착량, 기계적 성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국산만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반대로 얼마 전 정부 부처는 패널에 사용되는 컬러강판의 원산지 표시가 필요 없다고 해석했다. 현재 패널용 컬러강판의 상당량은 중국산이 사용되고 있다.
그것을 유효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사례다. 이런 정책이 가져온 결과는 참혹하다. 과거 두께 0.5㎜ 컬러강판이 사용되던 패널에 현재는 0.35㎜, 아니 그 이하의 중국산 컬러강판이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서도, 철강산업의 지속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도 정부 등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을 통한 적극적인 수입재 관리 입법과 정책 실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