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극복의 최우선 과제는 변화 인식이다

2013-05-27     에스앤앰미디어

  철강 및 비철금속산업의 침체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초 국제 가격 상승과 함께 일시적인 호조 국면을 보인 이후 추락한 철강 경기는 이후 약세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 이번 침체가 단순한 경기 순환 때문만이 아니라 공급 과잉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탓에 제조업체는 물론 유통가공업체 등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불황의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체 산업계가 IMF 때보다 더 힘들게 느낀다는 조사가 최근 발표됐는데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철강업계의 경우 IMF 때는 수출과 환율이 예상 밖으로 큰 돌파구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타 산업보다도 더 크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 공급 과잉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내의 경우 지금까지의 공급자 위주에서 급격하게 수요가 중심으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사실 상당히 오래 전부터 업계 일원에서 예상을 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던 일이다. 이에 실제로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 경영진들이 적극 나서 고객 위주로 마케팅과 경영 시스템의 변화를 추구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 상황을 보면 그러한 준비와 체질 변화가 철강 시장 전반에 걸쳐 제대로 확산되고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4월 말 본지가 120개 주요 철강 유통가공업체들의 경영실적을 세부 업종별로 구분해서 분석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열연, 냉연, STS, 강관, 특수강봉강, 봉형강 유통 등 세부 6개 업종 중 가장 영업이익률 감소폭이 높았던 것이 열연업종이다. 그 다음이 STS와 특수강봉강 부문이었다. 상대적으로 강관과 냉연 부문은 감소율이 작았고 봉형강은 오히려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단 봉형강의 경우 이미 2011년 매출액영업이익률 1.3%로 6개 업종 중 가장 낮았다. 또한 2012년에도 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열연부문과 함께 영업이익률 공동 꼴찌를 기록했다.

  어떻게 보면 기존에 경쟁이 심각했던 업종은 크게 어려워지지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했던 부문은 그야말로 상당히 경영실적이 나빠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왕에 판매경쟁이 심해 수요가를 고객으로 모셔왔던 업체들은 크게 나빠지지 않았으나 최근까지도 갑의 입장에 있던 업종들은 급격한 추락을 면치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이런 업종들의 경우 제조업체부터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해 더욱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악수(惡手)를 두는 경우도 빈발했다. 그 결과 지금은 수요가는 물론 유통업계에서조차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현재의 철강시장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마케팅과 경영 전반에 체화시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