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무역구조 모순과 수출 명분 필요성

2013-08-05     에스앤앰미디어
  올해 상반기 철강재 수출입 실적이 발표됐다.
예상대로 수출입 모두 감소했다. 우리 철강산업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커진 무역 의존도가 다소 조정되었다는 측면에서는 일부 긍정적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철강재 무역에 있어 나름 문제가 있고 개선의 여지가 크다.  

  우선 상반기 철강재 수출은 1,447만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5.6%가 감소했다. 수입은 좀 더 큰 폭으로 줄어 970만톤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1%나 줄어들었다.

  따라서 상반기 순수출(수출-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0만톤보다 47만톤이나 늘어난 477만톤을 기록하게 됐다. 비록 수출량 자체는 줄었지만 수입을 감안한 순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수입재로 인해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수입량의 대폭적인 감소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순수출 증가는 시기적으로 별로 좋은 일이 아님에 분명하다. 각 국의 무역규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철강 수입국들이 우리의 순수출 전환 및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연초 OECD 철강위원회에서 미국은 우리의 수출 증가뿐만 아니라 순수출에도 불구하고 설비 증설을 계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분위기상 연간 무려 5천~6천만톤의 수출로 세계 철강시장의 공급 과잉을 초래하고 있는 중국과 비슷한 취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우리보다 수출량, 아니 순수출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일본은 상대적으로 이런 지적에서 자유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은 수출량 대부분이 자국 현지 업체에서 사용하는 물량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것이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다.

  세계 철강시장의 공급 과잉은 세계 경제 위축 및 수요 감소가 근본 이유지만 중국, 일본의 밀어내기 수출이 직접적 원인이다. 2012년 기준 순수출량을 보면 중국이 4천만톤, 일본도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는 불과 980만톤에 불과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공급 과잉의 주범으로 함께 취급받는다면 그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나름대로 수출이 불가피하고 당연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또 이래야만 보호무역 확산에 따른 반덤핑 등 무역규제에 기본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국가별 수출입 상황을 보면 수출은 비교적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수입은 중국과 일본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4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나 수입의 경우 중국, 일본 비중은 무려 90%를 넘어서고 있다.

  물론 철강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현재와 같은 수출입 구조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공급 과잉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국가들로부터의 대량 수입은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단기간에 이런 철강재 수출입 구조의 모순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철강재 무역 구조의 개선을 위한 보다 치밀하고 전략적인 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우리의 수출에 대한 명분과 논리도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