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가

2013-08-21     에스앤앰미디어
  8월 초 포스코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하반기 이후 철강수급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국내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년 연속 감소는 국내 철강산업이 본격 태동한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1998년 IMF 때나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시절에도 내수가 크게 감소했지만 그 다음해부터 다시 회복했다. 따라서 2년 연속 수요 감소라는 장기간 불황에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판단된다.

  다만 지난 1998년이나 2009년, 전년 대비 각각 1,300만톤이나 감소한 것과 견주어 보면 수요 감소폭은 아주 작다. 이번 내수 감소는 2011년 5,640만톤에서 2012년 약 240만톤 줄었고 올해는 다시 약 200만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년간 감소 폭은 불과 440만톤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그 원인에 대해 수요 감소에다 구조적 변화가 맞물린 복합적 요인과 과도기적 현상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시 말해 각 품목별로 공급자와 공급량 증가로 수급 상황의 기본 틀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제 대부분의 품목에서 공급 과잉이 일상화되었으며 공급선 역시 쉽게 확보 가능해졌다.

  또한 저가 수입재 가격이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국산 철강재 대부분이 가격 결정에서 수요가에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상당수 수요가들이 수입재 사용을 늘리거나 높아진 구매 협상력을 내세워 국산 철강재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상당수 철강 제조업체나 유통가공업체들은 상황에 따라 판매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러한 요구에 맞추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격 결정은 결국 적정한 수익 확보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원가조차 제대로 반영치 못하는 경우를 발생시키고 있다.

  종합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는 제조업 전반의 생산 활동을 둔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철강 수요의 정체 내지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그동안 수십 년 간 계속돼온 철강산업의 선순환 성장이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 철강재 공급 초과는 곧 철강시장에서 수요가가 진정한 갑으로 지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결국 새롭게 변화된 시장에서 얼마나 빨리,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느냐 여부가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판매와 수익 확보가 가능한 제품과 시장을 지속적으로 창출, 확보하는 것이다. 신제품, 수요처 개발과 함께 글로벌화와 원가경쟁력 강화는 같은 관점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확보된 거래업체에 대해서는 고객 고착화(Lock-In) 전략을 철저히 실행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상당수 철강 제조 및 유통가공 업체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은 바로 이러한 변화된 시장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와 어려움의 이유는 그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진정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마치 생물과 같다. 시시각각 조그만 변화는 결국 엄청난 환경 변화를 초래한다. 찰스 다윈은 진화론에서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도, 현명한 종도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種)이라고 했다. 과연 우리 회사는 말로만의 변화가 아닌 진정한 변화를 끊임없이, 강력하게 시도하고 있는지 돌아 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