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 하락에 적극 대응해야
2013-11-04 에스앤앰미디어
실제로 현재 조강(Crude Steel) 생산 기준 15억톤 규모인 세계 철강시장에서 공급능력 과잉은 무려 5억톤을 넘어서고 있다. 또 1일 개최된 포스리철강세션에서 강태영 소장의 발표에 따르면 2007년 13.1%를 기록했던 세계 철강업계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지금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거의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철강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극심한 판매경쟁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에는 철강 외부 요인에 의한 새로운 어려움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바로 원화 환율의 하락이 그것이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해 최근 대달러 환율이 1,060원대로 내려앉았다. 11월 1일 매매기준율은 1,061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4일 1,163.5원에서 불과 4개월 만에 100원 이상이 하락한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이후로 하락 기세가 거세다.
원화 환율 하락은 무역 비중이 높은 철강산업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것이 수입 제품, 원료 가격이 내려가면서 철강 제품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열연강판이나 후판 등의 수입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수입 증가는 곧 국내산 제품의 판매 감소로 연결될 것이 분명하므로 4분기 시황 회복 기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반면 국산 철강재 수출의 경우에는 환율 하락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달러화 기준 같은 가격에 판매해도 원화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만큼 수출 경쟁력은 낮아지고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마저 이렇게 된다면 국내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더 커지게 된다.
다만 환율 하락은 원료 수입에 있어서는 도움이 된다.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철강업계로서는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는 호기다. 그런데 이마저 최근 철스크랩, 철광석 등 원료 가격의 상승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최근 철스크랩 수입가격은 미국산 HMS No.1 기준 톤당 385달러에서 390달러로 오르는 분위기다. 곧 4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계 철광석 가격의 선행지표가 되고 있는 중국의 철광석 가격지수도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월 넷째 주에는 전주 대비 2.3포인트나 크게 올랐다.
한편 환율 하락은 우리 자동차, 가전 제품 등 수요산업의 수출 경쟁력도 저하시키게 된다. 곧 이는 수요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게 되고 철강재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국 원화 환율 하락은 원료 수입비용 절감 외에는 우리 철강업계로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원화 환율이 1,060원대에서 더욱 내려갈 기세다. 대책 마련에 부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