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유통시장 “원산지표시 단속 나서”

수입실적 있는 업체들 무작위 방문 중
네모는 단순가공, 동그라미는 단순가공 아냐
단순가공 기준 모호, 비용 문제로 국산 수요 늘 듯

2014-05-16     문수호

  최근 관세청이 원산지표시 실시에 대한 단속에 나섰지만 애매모호한 기준에 열연 및 후판 가공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관세청은 수입제품을 사용하는 열연 및 후판 가공업체들을 무작위 방식으로 선정해 원산지표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무역통관 자료를 바탕으로 수입실적이 있는 업체 중 주요 업체를 선정해 찾아가는 방식이다.

  특히 수입상이나 수입 이력이 있는 가공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입재를 판매한 고객사들 명단까지 조사하고 있어 해당 업체들의 부담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단순가공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열연 및 후판 가공업체들의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실제 한 관세청이 직접 조사를 나온 한 후판 가공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네모 모양은 단순가공으로 분류하고 동그라미는 단순가공으로 포함하지 않기로 하자는 등 정확한 기준 없이 임의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가공업체들이 절단 등 단순해 보이는 작업들이 자동화가 돼 있지 않은 업체들이 많아 단순가공 여부를 문제시 할 경우 저촉될 가능성이 높아 수입재 사용을 놓고 고민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입재에서 국산 제품으로 돌아서는 가공업체들도 늘고 있다. 인력비 등 마킹비용을 감안하면 차라리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세관서 수입실적을 확인해 수입상이나 가공업체들에게 수입재를 판 고객사 명단까지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을 감안할 때 국산 제품 사용이 마음이 편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후판 가공업체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조사에 나선 것 같다. 인력이 많지 않아도 수입 실적을 보고 무작위 방문을 하고 있어 업계 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단순가공 여부에 대한 기준을 확실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