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 '문어발 투자' 문제

비효율 가공사업 정리해야… 8곳 중 6곳 적자

2014-10-15     박진철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국내 광물 가공에 문어발식으로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제출받은 '국내 광산 및 광물 가공사업 투자 현황'에 따르면 8개 광물 가공업체에 544억원을 투자했지만 수익은 고사하고 6개 업체에서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등 7개 업체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 백만원, %)

구분

지분율

주요 사업

투자 금액
(취득가액)

2013년
당기순이익

자본

부채

정촌흑연 50.0 흑연 6,034

0

-

-

에너켐 42.5 황산 니켈 코발트 17,000 -2,096 36,751 15,740
한국알루미나 49.0 특수 알루미나 14,343 -2,982 21,626 18,870
영우자원 43.5 활석, 백운석 3,700 16 8,592 7,465
지엠씨 48.0 아연, 연 3,112 -483 1,318 6
세아M&S 14.7 몰리브데넘 5,995 -2,275 22,491 64,516
대한광물 15.0 철광석 1,200 -218 4,692 24,800
혜인자원 49.0 몰리브데넘 3,087 -4,529 -10,835 18,219
합계     54,471 -12,567    
한국광물자원공사 국내 출자 회사(자료: 박완주 의원실)

  우선 몰리브데넘을 가공하는 혜인자원은 광물자원공사가 31억원을 들여 지분 49%를 인수했지만 지난해 45억원 등 최근 5년간 무려 161억원 적자로 자본이 모두 잠식돼 매각조차 어렵다.

  특수 알루미나를 생산하는 한국알루미나는 2008년 광물자원공사가 143억원을 들여 49% 지분을 사들였는데 2011년 당기순손실 9억원을 비롯해 2010년 20억원, 2013년 30억원 등 해마다 적자가 급증했다.

  세아M&S도 2011년에만 40억원, 2012년 22억원, 2013년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황산 니켈과 코발트를 생산 중인 에너켐 역시 170억원을 투자해 42.5% 지분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 적자가 21억원에 달했다.

  이 외에도 대한광물은 60억원을 투자해 북한 측과 50%씩 공동 투자를 벌였는데 남북 관계 경색으로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31억원을 투자해 48% 지분을 확보한 지엠씨는 아직 탐사 중이지만 그동안 누적 적자가 46억원에 이른다.

  광물자원공사가 37억원을 투자해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영우자원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600만원에 불과했다.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8년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라 광물 등 자원개발 기능에 중점을 두고 기능을 조정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수입 의존 광물의 국내 안정적 공급 및 수입 대체를 명분으로 수직계열화에 나서겠다며 국내 자원 가공에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이처럼 무분별한 문어발 사업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3조원(부채율 207%)을 넘어서면서 부채증가율이 1년 동안 54.4%까지 치솟았다. 더불어 지난 5년간 독자 신용등급 역시 무디스에서 B3, S&P에서 BB등급을 받는 등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았다.

  박 의원은 "핵심 사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혈세를 물쓰듯하는 사업은 마땅히 정리해야 한다"며 "국내 가공 사업에 대한 출자 지분을 조정하고 융자 등 간접적 지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