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설 상여금 실적 따라 희비 교차
현대제철, 귀향비 75만원 지급…포스코, 상대적으로 적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경기 불황에도 예년 수준의 설 상여금을 책정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상여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월 기본급의 100%를 설 상여금으로 지급했다.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전자는 직원들이 자사의 가전제품 가운데 명절 선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최대 50만원을 지원한다. 만약 50만원이 넘는 선물을 원할 경우 차액에 대해서는 각자가 부담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그룹의 지침에 따라 별도의 명절 선물은 주지 않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SK하이닉스는 기본급의 50%를 명절 상여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상여금은 삼성전자,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연봉에 포함돼 있어 보너스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설을 맞아 통상임금의 50%를 상여금으로 지급한다. 이 밖에도 명절귀향비(8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25만원), 유류비(5만원) 등의 보너스를 챙겨주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여금 등을 지급한다. 다만, 설에는 유류비 지원이 없고 추석에 10만원을 몰아서 준다.
한국지엠은 이번 설을 앞두고 귀성비 70만원과 복지포인트 15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철강업계도 상여금 없이 두둑한 귀성비를 준비했다.
현대제철은 명절 때마다 귀향비 75만원을 지급한다. 포스코 역시 귀성비가 나오지만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많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와 통신업계, 석유화학업계는 실적과 관계 없이 작년 수준으로 설 상여금을 지급했다.
롯데는 올해 기본급의 50%를 설 상여금으로 지급한다. 추석 상여금은 기본급의 100%로 책정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임직원들에게 명절마다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신세계 직원들은 10만원 상당의 상품권도 받는다.
KT의 올해 설 성과급은 기본급의 125%로 작년보다 5%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성과급이나 상여금이 연봉에 모두 포함돼 있어 명절 보너스는 따로 나오지 않는다.
LG화학 직원들은 다른 그룹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명절에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받는다. 롯데케미칼도 그룹 방침에 따라 급여의 50%를 명절 상여금으로 지급한다.
한화케미칼은 별도의 보너스는 없고 설을 앞두고 30만원의 차례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업계는 명절 보너스는 물론 선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에쓰오일도 실적이 좋지 않아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원래는 성과급이 이 시기쯤 나오지만 올해는 없다"면서 "명절 선물도 올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