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저비중 고강도강' 7월 시험생산
포스텍 개발 신강종…2~3년 내 상용화 추진
일반강재 대비 비중 15% 불과…경량화 소재로 각광 받을 듯
포스코(회장 권오준)가 오는 7월부터 '저비중 고강도강'의 시험생산에 돌입하며 2~3년 내 상용화를 추진한다.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한 '저비중 고강도강(High Specific Strength Steels, 이하 HS³)'은 일반 강재에 비해 비중이 15%에 불과하면서도 철강재의 고강도 특성을 함께 나타내는 신강종이다.
철은 단단하면서도 가공성이 좋지만 비중이 높아 무거운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같은 크기의 철강재는 타이타늄(Ti)이나 알루미늄(Al)에 비해 2~3배 무겁다. 강도와 연성, 무게 등을 고려하면 타이타늄의 금속적 특성이 가장 뛰어나지만 가격이 높은 것이 큰 단점이다. 차량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도 철강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높다. 생산성이나 가공성에서 철강이 단연 앞서지만 경량화 효과면에서는 다른 소재들에 비해 뒤쳐져 있다.
포스텍 연구팀은 기존의 혼합 방식인 철-알루미늄 합금이 아닌 화합물 조성 방식으로 저비중강을 개발했다. 철, 알루미늄, 탄소, 망가니즈에다 열처리 온도에서 금속간화합물이 잘 생성될 뿐 아니라 분산되도록 도와주는 니켈(Ni)을 투입해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 알루미늄과 함께 니켈을 넣으면 870~920℃의 특별한 조건에서 철-알루미늄 화합물이 균일하게 만들어진다는 점을 응용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알루미늄 화합물은 철(Fe) 원자층 사이에 핀처럼 세로로 촘촘히 박혀 타이타늄과 비슷한 강도를 보이며 기존 철-알루미늄 합금에 비해 알루미늄 함량을 늘릴 수 있어 무게를 낮출 수 있다. 금속 중 가장 가볍고 강한 타이타늄 보다 부피를 적게 사용해도 강도가 같지만, 제조원가는 10분의 1로 저렴하여 상용화 될 경우 가격경쟁력이 월등히 앞선다.
포스텍 연구진은 지난 2013년 말 '고비중 저비중 강판 및 그 제조방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외 특허출원을 했으며 올해 2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논문이 발표됐다. 국내외에 신강종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비롯해 가구회사, 무기회사 등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HS³의 상용화가 이뤄지면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루미늄 투입으로 산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뿐 아니라 조선이나 토목, 방탄용 장갑차, 골프용품, 무인항공기 등 다양한 제품에 걸쳐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7월부터 HS³의 시험생산에 나서 2~3년 내에 양산기술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가 HS³의 양산에 성공한다면 철강을 비롯한 소재산업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