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삼성테크윈 김일록 명장
방위산업 현장 누벼온 한 줄기 양심
2015-06-08 박진철
1977년 이리공고 기계과에 진학한 김일록 명장은 금속과 금속을 녹여 접합시키는 원리에 매료돼 용접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이후 김 명장은 1979년 중소업체에서의 배관용접을 시작으로, 1987년 방위산업체인 삼성테크윈에서 항공기 엔진과 복합화력 가스 터빈,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발전기 용접 등 특수정밀 용접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지금까지 35년간 용접이라는 외길을 걸었다.
주경야독으로 1996년 창원기능대학에 입학해 36~46세까지 10년 동안 야간대학을 통해 만학의 길을 걸어온 김 명장은 2000년 노동부 신지식인, 2006년 창원시 최고 근로인, 2007년 대한민국 용접명장에 선정되는 등 굵직한 결실을 거둬 왔다. 또 2012년 3월에는 삼성테크윈 마이스터로 선정돼 직무 향상 교육 및 후배 양성, 협력업체 기술 지도, 기술 지원 등을 수행 중이다.
김 명장은 특히 “용접은 양심”이라고 강조했다. 기계 가공은 가공 후 측정을 통해 적합/부적합 판정이 가능하지만 용접은 엑스레이(X-ray), 초음파검사 외엔 내부 결함을 발견할 수 없으며 용접하면서 용착 금속부에 혼입될 수 있는 결함은 용접하는 본인 외엔 알 수 없다. 그러나 조그마한 결함이 전투기 추락과 같은 엄청난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그 어느 산업 분야보다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일록 명장은 이러한 정직성과 부단한 노력으로 KF-16 전투기용 엔진 용접 기술을 외국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수행해 국산화를 완료했으며, KDX-3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발전기 엔진 용접 역시 책임지는 등 우리 방위산업의 굵직한 현장을 누볐다.
한편, 정기적인 농어촌 방문으로 대문 보수, 농기계 수리, 용접 등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명장은 지난해 1월부터는 창원시 관내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을 위해 ‘사랑의 리어카’를 기부하고 있다. 회사 기술봉사팀과 경남 자원봉사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 사업은 2015년 5월 현재 총 64대의 손수레를 기부했다.
이처럼 직장생활 틈틈이 봉사활동에도 열심인 김 명장은 끝으로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성(人性)이라고 답했다. 김일록 명장은 “아무리 기술, 기능이 뛰어나도 인성을 갖추지 않으면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먼저 인성부터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